건조·정화 기능 살리고,
히트가전 자리 ‘찜’


3∼4년 전만 해도 ‘있으면 좋고, 없어도 그만’이었던 제습기가 가습기나 공기청정기를 넘어 필수 가전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탈취와 공기 정화는 물론 의류 건조 기능까지 갖추며 사계절용 가전으로 거듭나고 있는 제습기는 여름이 길어지고 절전 인식이 확산되면서 시장 파이를 점차 키워가고 있다.




제습기가 국내 계절가전 시장의 중흥을 이끄는 새로운 히트 아이템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제습기 시장은 전년대비 280% 성장한 1,530억 원 규모를 형성했으며, 올해 그 규모가 3∼4천억 원대로 커질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판매수량 기준으로 봐도, 2009년에 5만 대 정도 팔린 제습기는 지난해 판매량이 50만 대로 10배가량 늘어났고, 올해는 업체별로 예년에 비해 생산일정을 3개월 정도 앞당기는 등 공급량을 대폭 늘려 잡았다. 신일산업 마케팅팀 김찬보 부장은 “팔림새 추이로 볼 때 연내 판매량이 100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며 “그동안 보조가전으로 인식됐던 제습기가 머지않아 필수가전 자리에 올라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찍 도래한 성수기, 시장 활황 예고
제습기 시장이 급성장한 데는 역시 기후변화 요인이 가장 크다. 우리나라는 지난 10년간 매년 기온이 높아지고 강수량은 많아지면서, 덥고 습한 날씨가 지속되는 아열대성 기후로 변해가고 있다. 특히 올 여름은 예년보다 빨리 찾아온 무더위에 비가 잦을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가 나오고 있어 제습기 시장이 일찍부터 활황 조짐을 보이고 있다.
1인 가구의 증가도 제습기 시장의 성장동력으로 꼽을 수 있다. 아파트나 일반 주택에 비해 통풍이나 환기가 쉽지 않은 원룸에 거주하는 싱글족들이 제습기를 이용할 경우 장마철 보송보송한 실내 환경은 물론, 빨래를 말리는 시간도 크게 단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제습기 업계는 제습기를 틀어놓으면 여름철에 보통 10시간 걸리는 빨래 건조 시간이 2시간으로 단축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제습기는 보통 6월 초부터 본격적으로 판매가 시작되며, 한여름을 지나 8월 말까지 판매가 이어진다. 특히 장마가 막 시작되는 6월 중순부터 팔림새가 급증하며, 6∼7월 두 달 간 매출실적이 한 해 매출의 70∼80%를 책임진다. 그런데 올해는 예년 성수기보다 한 달 빠른 5월부터 각 업체들이 출시한 제습기가 홈쇼핑과 오프라인 매장에서 완판을 이루고 있어 초반 판매 기세가 무섭다. 실제로 지난 5월 이마트 전점에서 제습기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218% 상승했고, 주요 제습기 업체들도 가정용 제습기 매출이 전년보다 2배에서 많게는 7배까지 늘어났다고 밝혔다.
산업용, 상업용 중심으로 판매되던 제습기가 최근 몇 년 사이 가정용으로 옮겨오면서 시장 주도권을 쥐려는 기업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특히 제습기는 가전 시장에서 중견·중소기업의 시장 지배력이 대기업보다 큰 몇 안 되는 품목 가운데 하나다. 이 가운데 국내 제습기 업계 1위인 위닉스는 올해 총 60여 종의 제품을 선...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