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루밍에 눈뜬 소비자, 온•오프 넘나들다




스마트폰 사용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온라인 및 모바일 쇼핑 이용객층이 확대되면서 쇼루밍 현상은 점차 심화되고 있다. 그러나 쇼루밍을 쇼핑 방식의 필연적인 변화로 받아들이며 위험 요소가 아닌 기회 요소로 활용한다면 새로운 혁신 트렌드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얼마 전 호주의 한 중소 식품매장은 소비자들에게 다소 황당한 정책을 통보했다. 매장에서 구경만 하는 고객들에게 5달러의 비용을 청구한다고 알린 것. 매장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소비자들에게 5달러가 청구되지만 만일 하나의 상품이라도 산다면 5달러의 청구비용을 공제하는 방식이다. 한국 소비자들이라면 기막혀할 노릇이지만, 이 매장은 최근 늘어난 구경꾼들 때문에 상당히 골머리를 앓은 모양이다. 물론, 호주 소비자들도 이 같은 정책에 반발했지만, 진짜 상품을 살 고객에게 서비스를 집중하기 위해 최선의 방어책으로 고안해낸 아이디어일 것이다.
대형 매장이라고 사정이 다른 것은 아니다. 미국 코스트코(Costco) 역시 최근 구경만 하고 매장을 빠져나가는 고객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 코스트코는 품질대비 가격이 저렴한 멤버십 홀세일 클럽으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오프라인과 온라인 취급품목에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자사 고객들을 온라인에 빼앗기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중소 매장뿐 아니라 글로벌 유통업체들도 온라인 쇼핑이라는 경쟁자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이러한 위기 상황이 도래한 것일까. 디지털 디바이스를 손안에 쥐고 다니는 소비자들은 이제 언제 어디서든지 시공간의 제약을 벗어나 상품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신속한 정보 취득이 가능해진 소비자들이 다양한 채널을 통해 더 저렴하고 품질 높은 제품을 구매하는 합리적인 소비성향을 이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코스트코 적수가 아마존?
쇼루밍 피해 심각
스마트폰을 손안에 든 소비자들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상품을 만져보고 고른 후 실제 주문은 가격이 저렴한 온라인쇼핑몰에서 하기 시작했다. 이를 두고 앞으로 오프라인 매장이 전시장 역할만 하게 될 것이라는 의미가 담긴 ‘쇼루밍(showrooming)’이라는 신조어가 미국에서 처음 탄생했다.
쇼루밍이 다른 쇼핑 키워드처럼 유행어에 그친다면 단기적 대책을 세울 수 있겠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미국 온라인 시장조사기관인 콤스코어(ComScore)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의 36%가 쇼루밍을 한 적이 있고, 스마트폰 사용자의 46%가 쇼루밍 경험이 있다고 한다.
특히 대부분 조사기관들은 스마트폰 사용에 능숙한 젊은 세대들을 중심으로 쇼루밍을 하는 비중이 점차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인사이트 익스프레스(Insight Express)가 18∼29세의 스마트폰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오프라인 매장에서 스마트폰으로 가격 검색을 해 본 사람은 2009년 15%에서 2010년 40%, 2011년 59%로 크게...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