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도 혈액형따 '나만의 향'을 뿌린다

고대 메소포타미아 시대부터 사용된 향수는 4천 년이 넘는 역사를 거치며 조금씩 발전해 왔다. 이제는 단순히 꽃과 향신료를 배합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금가루를 넣은 프리미엄 한정판 제품,혈액형별로 골라 쓰는 제품 등 고객 취향에 맞춘 ‘나만의 향수’가 등장하고 있다.

프랑스 영화 ‘향수’는 천재적인 후각을 가진 주인공이 비린내와 악취가 풍기는 생선 시장에서 태어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고아인 주인공이 가장 처음으로 끌리는 향은 여인의 향기다. 이 영화는 그 매혹적인 향기를 갖고자 하는 주인공의 집착에 가까운 욕망을 그렸다.
인간이 태어날 때 가장 잘 발달돼 있는 감각은 후각이라고 한다. 실제로 신생아들은 다른 무엇보다도 엄마 냄새에 가장 민감하다. 영화에서처럼 향기에 대한 욕망은 인간의 본능에 가깝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4천 년 전에 시작된 향수의 역사
향수의 어원은 ‘연기를 통해’라는 뜻의 라틴어 ‘per fumum’에서 유래됐으며, 고대 문명의 제례의식과 연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향수는 그리스 산토리니에 위치한 작은 마을인 피르고스에서 발견됐는데, 고고학자들은 이 향수가 약 4천 년 전에 만들어졌다고 추정하고 있다. 성분을 분석한 결과 허브, 아몬드, 코리앤더, 머틀 같은 향신료와 베르가못 같은 꽃이 주재료로 사용된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나라 향료 및 향수의 역사는 삼국시대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려시대 사람들은 향을 담는 주머니인 ‘향낭’을 사용했는데, 이 향낭이 노리개로도 사용되면서 귀부인들은 비단 향낭의 개수를 자랑의 척도로 삼았다. 당시 향낭은 뒤뜰이나 산길에서 뱀을 물리치는 호신용, 위급시 물에 타서 마시는 구급약, 아들 낳기를 기원하거나 나쁜 기운을 물리치는 주술적인 용도로도 사용됐다.

중동•아프리카, 여성 향수 대거 출시
불황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향수 시장은 매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적은 투자로도 기분 전환이 가능한 향수에 매력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민텔GNPD 조사에 따르면 여성 향수의 신제품 출시가 가장 활발한 지역은 중동과 아프리카다(도표 1 참조). 그 다음은 라틴아메리카, 유럽, 아시아, 북아메리카 순으로 드러났다.
특이한 점은 많은 다른 카테고리에서 선두를 놓치지 않는 아시아에서 여성 향수의 신제품 출시율이 다소 낮다는 것. 반대로 아시아에서 남성 향수 신제품의 출시율은 타 지역을 월등히 앞선다. 남성 뷰티 시장이 급속하게 성장하며 향수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남녀공용 향수의 출시는 북미와 유럽에서 가장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여성 향수 출시율이 가장 높은 중동과 아프리카에서는 남녀공용 향수 출시율이 가장 낮다. 이는 성역할이 뚜렷한 지역의 경우 남녀공용 향수의 선호도가 높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트렌드 1_향수에 특별한 스토리를 담다
향수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유럽과 북미에서는 한정판 및 시즌 향수의 출시가 활발하다. 선택받은 소수만이 향유...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