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테일매거진
통권 525호

2019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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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동향
2013년 12월호
브랜드를 읽다│⑥ 몰스킨 다이어리
예술가들이 사랑했던 노트

몰스킨은 유명한 예술가들이 즐겨 사용했던 수첩으로 유명하다. 빈센트 반 고흐와 파블로 피카소, 어네스트 헤밍웨이,브루스 채트윈 등이 몰스킨 수첩에 스케치를 하고 소설을 구상했다. 검고 단단한 그 수첩 속에 예술가의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무언가가 들어있던 것일까?

‘In case of loss, please return to :’
‘As a reward : $’
몰스킨 수첩 표지를 열면 처음 나타나는 속지에 적혀 있는 두 개의 문장이다. 첫 문장은 이 수첩을 잃어버렸을 경우 돌려받을 사람의 주소나 연락처를 적으라는 것이고 두 번째 문장은 수첩을 주워서 돌려주었을 때 얼마를 보상으로 얼마를 지불하겠다는 약속이다.
처음 몰스킨을 샀을 때 바로 이 ‘보상 금액’ 때문에 잠시 고민했던 기억이 난다. 나름대로 신중하게 판단한 끝에 10만 원을 적어 넣었다. 잃어버린 수첩을 누군가가 들고 왔을 때 현실적으로 지불 가능한 금액을 적었던 것 같다. 한 선배는 내가 몰스킨 수첩 속지에 소심하게 적어 놓은 10만 원의 금액을 보고는 핀잔을 주었다.
“그 수첩에 적은 내용의 가치가 그것밖에 안 돼? 1백만 달러는 적어야 되는 거 아냐?”
잃어버린 수첩에 대한 보상금을 걱정할 것이 아니라 그 정도 값어치가 있도록 좋은 내용들로 수첩을 꽉 채우라는 충고였다. 맞는 말이었다. 그동안 여러 권의 몰스킨 수첩을 사용했는데 과연 그 속에 1백만 달러 값어치의 내용을 적어 넣었을까? 아니, 단 돈 10만 원이라도.

고흐와 헤밍웨이도 몰스킨 애호가
몰스킨 다이어리는 2백여 년 전 프랑스 파리에서 처음 태어났다. 프랭클린 다이어리처럼 치밀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팬시 다이어리처럼 예쁘거나 앙증맞지도 않다. 그저 단단한 검은색 표지에 트레이드마크같은 고무줄이 하나 달랑 둘러져 있을 뿐이다.
하지만 몰스킨은 당대의 유명한 예술가나 철학자들로부터 사랑을 받으며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다이어리가 됐다. 빈센트 반 고흐와 어네스트 헤밍웨이 역시 몰스킨 애호가였다. 고흐는 몰스킨에 그림을 그렸고 헤밍웨이는 소설을 썼다. 이러한 전통을 이어 받아 몰스킨은 예술적인 영감을 자극하는 다양한 디자인 페이지 포맷과 레이아웃으로 오늘날 고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수많은 몰스킨 애호가들이 있지만 누구보다 몰스킨을 사랑했던 작가로 영국의 작가 브루스 채트윈을 빼놓을 수 없다. 여행문학의 진수로 손꼽히는 채트윈의 ‘송라인’을 읽으면서 나는 그가 얼마나 몰스킨을 소중하게 생각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2012년 우리나라에서 발간된 송라인의 표지는 놀랍게도 낡은 몰스킨 다이어리 그림이었다. 1988편 초판 발행됐던 원본‘The Songlines’의 표지에 원주민 그림이 그려져 있던 것과는 무척 대조적이다.
“나는 텀블러에 연필들을 꽂고 옆에 맥가이버 칼을 놓았다. 메모 묶음을 꺼내고 일을 시작할 때 따라붙는 강박적인 깔끔함으로 ‘파리’ 노트를 깨끗하게 세 무더기로 쌓았다. 프랑스에서 이런 노트는 ‘카르네 몰스킨’으로 알려져 있다. ‘몰스킨’이란 노트의 검정 ...기사전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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