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경쟁력, '디자인적 사고'에 달렸다

브랜드와 서비스의 공통된 성공 키워드는 ‘디자인’이다. 디자인 혁신을 추구한 브랜드들이 시장에서 근본적인 차별화를 이루듯 서비스 영역에도 디자이너의 손길이 필요하다.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이 주목받는 시대에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려면 반드시 ‘디자인적 사고’를 접목해 경쟁사 고객들이 접할 수 없는 신개념 서비스 체험을 창출해야 한다.

미국 소비자들은 은행에 저금을 잘 하지 않는다. 사실 저금이라는 개념도 거의 없다. 집이나 자동차를 살 때 목돈이 들어가면 모기지(저당)나 카드 할부로 구매하고 매달 갚아나가는 식으로 살아간다.
은행은 직장에서 수표로 받은 월급 등을 입금한 후 카드나 기타 청구서로 나갈 때까지 잠시 경유하는 현금 흐름의 장소라고 인지할 뿐 적은 돈이라도 모아놓으면 나중에 일정 규모의 돈이 된다는 인식이 없는 것이다. 은행을 저축의 장소로 인식하지 않다보니, 은행에 대한 충성도도 낮아 금융고객을 붙잡아 놓는다는 것이 참으로 어려웠다. 이러한 고객들을 신규로 유치, 유지하기 위해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는 ‘킵 더 체인지(Keep the Change ; 잔돈은 저금하세요)’라는 신개념 서비스를 선보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이 혁신 금융 서비스 디자인으로 무려 1,200만 명의 은행 고객을 창출하는 대박을 터트렸다. ‘킵 더 체인지’ 서비스는 시행 첫해에만 250만 명의 신규고객 유치에 성공했으며, 2006년에는 미국 비즈니스위크지로부터 ‘사회경제적 영향을 미친 최고의 서비스’에 선정되기도 했다.

금융•의료 서비스, 디자인의 옷을 입다
킵 더 체인지 서비스의 핵심은 체크카드로 지불하는 상품 값의 거스름돈을 돌려받지 않고 그 차액을 저축 계좌에 바로 입금해주는 것. 예를 들어, 29.5달러짜리 상품을 구입할 때 체크카드로 29.5달러를 정확히 결제하는 것이 아니라 30달러를 결제하고 나머지 50센트는 별도의 예금 계좌로 입금해 저금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것이다.
무의식적으로 적립해놓은 잔돈이 몇 달이 지나고 1년이 되면 꽤 쓸만한 돈으로 모여 가족의 선물을 살 수 있다는 개념은 특히 여성들에게 어필했고, 신규고객 창출에 기여했다. 이러한 혁신적 서비스 디자인과 성공의 이면에는 세계적인 디자인 컨설팅 회사인 아이데오(IDEO)가 있었다. 아이데오는 이제 웬만한 사람은 다 아는 혁신의 상징으로 모든 기업의 문제와 서비스를 풀어갈 때 디자인적 관점에서 접근하고 통찰력 있는 솔루션을 만드는 기업이다.
종합병원은 은행 못지않은 대표적인 서비스업이지만, 서비스 질이 떨어져 환자 입장이 고려되지 않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서비스업의 핵심은 내점객의 심리와 행동 안정 편리성, 그리고 경험 후 만족도를 고려하면서 서비스 수준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병원은 전통적으로 의사가 권위를 내세우는 장소이자, 간호사 등 직원들도 업무 편의성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많이 아프지 않으면 누구라도 가고 싶지 않은 장소이기 때문에 서비스에 불편이 있어도 ...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