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트렌드를 창조하는
미다스의 손

백화점, 방문판매 등 전통적인 화장품 판매채널 대신 H&B전문점이나 홈쇼핑이 화장품 업계의 트렌드를 이끄는 파워채널로 급부상하고 있다. 화장품 판매채널의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올리브영과 현대호쇼핑에서 화장품을 담당하는 두 MD가 만나 서로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며 아름다움이 창조되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현대홈쇼핑 미용잡화팀 박찬호 차장은 일명 화장하는 남자다. 특별히 외모 가꾸기에 관심이 많은 글루밍족은 아니지만 화장품 MD로서 당연히 판매하는 화장품 정도는 직접 사용해봐야 하기 때문이다. “2년 전 화장품을 처음 맡았을 때만 해도 화장품 용어는 로션과 스킨밖에 몰랐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립스틱도 직접 발라볼 정도입니다.” 그러며 박찬호 차장은 “가끔 얼굴에 펄을 묻히고 퇴근하는 바람에 가족들을 놀라게 하기도 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올리브영에서 PB팀을 이끌고 있고 최현주 과장 또한 색조 화장품 자국이 손등을 울긋불긋 수놓고 있었다. 최현주 과장은 “시판되는 모든 제품을 사용해봐야 하기 때문에 항상 손등에 화장품 자국이 있습니다.”라며 멋쩍게 웃었다. 성별도, 업태도 다르지만 이 둘에게서 화장품 MD라면 지녀야 하는 영광의 표식을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었다.

대박 신화를 창조하는 쫄깃함
현재 현대홈쇼핑에서 화장품을 담당하는 8명의 MD 중 4명이 남자이며, 박찬호 차장은 그 중 책임 MD로 일하고 있다. 남자 입장에서 여성들의 화장품을 기획하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내심 레포츠쪽을 담당하고 싶었다는 박찬호 차장. “하지만 그동안 잘 몰랐던 여성들의 영역에 도전하는 것도 흥미로운 일입니다.”라며 “상품기획은 여성보다 떨어질 수 있지만 마케팅이라면 자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실제 2012년부터 박찬호 차장이 맡은 아모레퍼시픽 제품의 매출은 2011년 35억 원에서 2012년 130억 원으로 300%에 가까운 성장을 기록했으며, 2013년은 380억 원으로 성장했다. 이렇게 고공행진할 수 있었던 것은 발 빠르게 물량을 확보하고, 사전편성 기획을 늘려 전략적으로 브랜드를 관리한 덕분이었다.
올리브영에서 근무하기 전, 6년 간 아모레퍼시픽에서 브랜드 매니저로 일한 최현주 과장은 당시 현대홈쇼핑에서 상품을 판매할 뻔한 경험이 있었다며 현대홈쇼핑과의 인연을 밝혔다. 최현주 과장은 “홈쇼핑은 쇼호스트의 설명과 영상을 활용,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판매하기 때문에 마치 도박과 같은 짜릿함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짧은 준비 기간과 단시간에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이 부럽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찬호 차장은 “2시간에 10억 원이 넘는 제품을 팔기도 했습니다. 대박이 나면 MD로서 희열을 느끼죠. 하지만 신상품이 성공할 확률은 20%도 안 됩니다. 게다가 방송시간 안에 모든 게 결정되기 때문에 압박감도 큽니다. 매출이 저조하면 협력업체 담당자 얼굴도 못 쳐다봅니다.”라고 말했다. 시간당 억 단위의 매출을 주무르는 홈쇼핑 MD는 기쁨도, 좌...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