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는 '혁신'싸움이다

글로벌 소매경기가 장기간의 침체국면에서 서서히 벗어날 조짐을 보임에 따라 이제부터는 누가 조금이라도 발 빠르게 혁신하고, 소비자 니즈에 맞게 변화하느냐에 따라 그 승패가 나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성공적 혁신을 선보인 글로벌 소매기업 사례들을 통해 그 영감을 얻어보자.

성공한 혁신의 대부분은 모방에서 시작됐다. 다른 이가 이미 선보인 것이라도 그것을 자사만의 방식으로 분석하고, 재해석해 새로운 콘셉트로 변형시킨다면 훌륭한 혁신의 씨앗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팝업 스토어 콘셉트가 등장한 지는 꽤 오래됐지만, 해마다 새로운 스타일의 팝업 스토어가 시선을 끄는 것과 같은 이치다.
2013년은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가 미진했지만, 창의적 시도만큼은 돋보인 한 해였다. 그 가운데 가장 혁신적이고 통찰력이 돋보이는 사례들을 소개한다.

고객 니즈를 먼저 예상하라 ㅣ 대학 신입생들의 마음을 헤아린 전략
미국에서는 보통 대학 입학을 계기로 자녀들이 집에서 독립하게 된다. 이때 기본적인 가구나 살림도구들이 필요한데 냄비나 프라이팬, 타월 등을 운반하기 위해 값비싼 항공 수화물 비용을 선뜻 부담할 사람은 없다.
가정용품 소매점인 ‘베드배스앤비욘드(Bed Bath & Beyond; 이하 BB&B)’는 이러한 니즈를 먼저 읽고 ‘자녀가 대학 캠퍼스에서 보내는 첫날을 내 집처럼 편안하게 보낼 수 있도록 해주세요’라는 콘셉트로 다각적인 접근방식을 취했다.
BB&B는 일부 지역의 대학과 제휴해 대학 캠퍼스와 캠퍼스 인근에 팝업 스토어를 세웠다. 그리고 ‘쇼핑은 여기서, 픽업은 그 곳에서(Shop Here, Pick Up There)’라는 선택사항을 만들어 학생들이 집 근처 매장에서 맘에 드는 상품을 결제한 후 캠퍼스 인근 팝업 스토어에서 픽업해 갈 수 있도록 했다. 웹사이트에 배송일을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두는 것은 물론 상품 관련 체크리스트와 유익한 정보가 담긴 비디오도 함께 제공했다.
확실히 이 전략은 효과가 있었다. 지난해 백투컬리지(개강 준비를 위한 지출) 전체 매출은 전년대비 감소했지만, BB&B의 2분기 기존점 매출은 3.7% 증가했다.

자신만의 카테고리를 창조하라 ㅣ 하루에 하나씩 등장하는 원피스
지난해 8월 등장한 ‘원드레스어데이(www.OneDressaDay.com)’는 말 그대로 하루에 하나의 원피스를 새롭게 선보이는 사이트다. 세련된 오피스룩 스타일부터 우아한 파티 드레스까지 매일 신상품 하나씩을 공개하며, 판매가는 평균 159달러(한화 약 17만 원) 정도다.
미국에서 만들어지지만, 원단은 이탈리아나 프랑스에서 공수한 고급 재질을 사용하고, 비드를 많이 사용하되 클래식한 절개 라인과 여성스러운 스타일을 강조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원드레스어데이는 호주 출신의 패션 디자이너 브루노 스키아비가 1996년에 설립한 주피(Jupi)사에서 론칭한 브랜드다. 브루노 스키아비는 주로 빈티지 작품들에서 영감을 받고, 옛 스타일을 클래식한 스타일로 재창조하는 것에 관심이 있는 것...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