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복합몰, ‘오감 만족형’
쇼핑몰로 진화 중



과거 쇼핑몰이 단순히 패션을 소비하는 공간이었다면 최근 한국형 쇼핑몰은 ‘라이프’를 담은 복합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복합 라이프스타일 센터로 변모한 쇼핑몰에서 대부분 시간을 보내는 몰고어들은 ‘걷는 재미’, ‘둘러보는 재미’, ‘찾아 들어가는 재미’, ‘먹고 마시는 재미’를 함께 즐긴다.

사례1_ 20살의 새내기 대학생 커플이 자주 찾는 데이트 장소는 A 쇼핑몰. 오후 5시 이들은 쇼핑몰 입구에 위치한 B 브랜드 매장 앞에서 만난다. 서로 관심 있는 패션 브랜드들을 둘러보며 상품을 만지작거리다 다리가 아파올 때쯤 식당에 들어가 저녁을 먹는다. 미리 예매해둔 영화를 볼 때까지 남은 시간은 30분. 이들은 쇼핑몰 안에 있는 커피 전문점에서 커피를 마신 뒤 극장에 들어갔다. 이날은 특별히 옷을 사지는 않았지만, 패션몰을 둘러보다 발견한 휴대전화 케이스를 커플 아이템으로 장만했다.

사례2_ A씨 부부는 주말이 되면 집 근처 복합쇼핑몰을 찾는다. 이제 갓 돌이 지난 아이를 데리고 멀리 나가기가 부담스러운데 마침 몇 달 전 인근에 쇼핑몰이 오픈해 한 달에 한두 번 외식도 할 겸 즐겨 찾는 것이다. 쇼핑몰 지하에 차를 대고 매장에 들어서자 아내의 기분도 좋아 보인다. 부부는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한 뒤, 유모차를 끌고 산책 겸 쇼핑몰을 둘러본다. SPA 매장에서는 면 티셔츠를 사고, 라이프스타일 매장에서 아이용 턱받이도 구매했다. 장보기를 위해 쇼핑몰 내 대형마트로 향하던 중 키즈 테마파크를 본 부부는 우리 아이는 언제쯤 저곳에서 신나게 뛰어다닐까 생각해본다.

두 사례는 최근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과거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던 소비자들이 복합몰로 발길을 옮기는 이유는 단순히 ‘쇼핑’만을 위해서가 아니다. 복합몰을 찾은 고객들은 먹고, 마시고, 산책하고, 쇼핑하며, 여가를 즐긴다. 도심 속 오피스가에 위치한 쇼핑몰 커피 전문점에서는 캐주얼한 비즈니스 미팅이 이뤄지기도 한다.
국내 쇼핑몰 산업은 소비자 욕구 변화에 맞춰 발전하며 고객들에게 진보된 포맷을 선보여 왔다. ‘쇼핑몰 시대 개막과 포스트 쇼핑몰 예측’을 주제로 연재를 시작하면서 패션몰로 시작해 라이프스타일을 담은 복합공간으로 거듭난 국내 복합쇼핑몰의 변천 과정을 먼저 살펴보려 한다.




쇼핑→여가 즐기는 콘셉트로 재구성
2009년 국내에 서구형 복합쇼핑몰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영등포 타임스퀘어가 오픈한 뒤 단 5년 만에 국내 쇼핑몰 산업은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신도림 디큐브시티와 여의도 IFC몰 등 체계적으로 계획된 대형 쇼핑몰들이 속속 등장했으며, 몰링을 하는 소비자인 몰고어(mall-goer)들도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다.
대규모 복합몰 출점은 김포, 인천, 일산 등 수도권까지 확장됐으며, 삼성동 코엑스몰도 최근 트렌드에 맞춰 대대적인 리뉴얼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잠실 롯데월드몰, 하남 유니온스퀘어 등 백화점 업체들이 직접 개발한 쇼핑몰들도 오픈을 앞두고...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