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세 앞두고 사재기 열풍,
유통업계 총력전

2014년 4월, 17년간 5%를 유지하던 일본 소비세가 인상됐다. 증세 직전인 3월 말까지 유통업체와 제조업체는 소비가 위축되기 전 하나라도 더 판매하기 위해 판촉을 강화했고, 소비자들은 조금이라도 저렴할 때 상품을 사두기 위해 사재기에 나섰다.




일본은 2008년 리먼 쇼크 이후 불황이 한층 극심해지면서 세출이 세수를 웃도는 재정적자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세출과 세수의 차액을 국채로 충당해 가던 일본 정부는 고령화에 따른 사회 보장 재정 악화까지 겹치며 더 이상 물러날 수 없는 상황에 다다랐다. 이에 따라 아베 총리는 재정 상황 개선을 위해 ‘소비세 인상’ 카드를 내놨다.
일본 소비세는 식품과 일상용품, 가전제품 등 소매 매장에서 판매하는 거의 전 품목에 부과되는 세금이다. 따라서 소비 위축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소매업 매출에 직격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일본 경제 최대 과제로 떠오른 소비세 인상이 일본 유통업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세금 표시 문제로 소매점 혼란
지난 1997년 이후 5%를 유지해 온 소비세는 1년 반 동안 2단계에 걸쳐 인상된다. 먼저 이번 달에 8%로 오르며, 2015년 10월에는 10%까지 인상될 예정이다.
1차 인상을 앞둔 지난 3월, 일본 트렌드 종합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30~40대 주부 500명 가운데 61%가 ‘소비세 인상 전 사재기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재기 품목으로는 복수응답을 허용한 결과, 일용품이 65%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으며 뒤를 이어 냉동․보존 식품이 57%, 조미료 56%, 화장품 49%, 주류가 43%를 차지했다.
각 기업은 이 같은 소비자 심리 변화에 대응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다이에는 지난 2월 15일부터 3월 말까지 전국 285개 점포에서 일용품을 중심으로 한 할인 및 포인트 10배 지급 행사로 고객들을 끌어 모았다. 주류회사 선토리 경우 2014년 1~3월 전년대비 생산물량을 10% 늘렸으며, 식품회사 글리코는 기존 레토르트 카레 제품을 세트로 묶음판매하며 사재기 고객을 유인했다. 이외에도 장기 보관이 가능한 식용유와 조미료의 2~3월 생산량이 전년대비 10~20%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 중순 이후 사재기 현상이 절정에 이르면서 각 제조업체는 물류 배송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며 상품 공급에 만전을 기했다.
한편, 소비세 인상과 함께 가격 표시 제도도 일부 개정되며 소매시장에 혼란을 가중시켰다. 기존에 세금을 포함한 총액 표시를 기본으로 하던 가격 표시 제도가 이번 달 1일부터 상품 가격만 표시하는 세금 미포함 가격 기재도 가능하도록 바뀐 것이다. 이로 인해 가격 표시 방법은 단순 총액 표시와 상품 가격과 총액을 병기하는 두 가지에서 세금을 제외한 상품 가격만 표시하는 방안과 상품 가격과 소비세를 병기하는 방안이 더해진 네 가지로 늘어났다.
가격 표시 방법이 늘어나면서 소매 매장마다 각기 다른 방식을 채택했는데 예를 들어, ...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