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갑,
본질만 남기고 모두 버려라

지난 2월 출시된 롯데마트의 온리프라이스는 불황기에 최적화된 PB다. 비결은 상품의 본질에 집중해 원가를 최대한 절감한 것. 앞으로 롯데마트를 대표하는 PB로 육성하겠다는 롯데마트 온리프라이스팀 이근택 팀장을 만나 기획에서 탄생에 이르는 온리프라이스 개발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하얀색 바탕에 브랜드명보다 더 크게 표시된 빨간색 가격. 지난 2월 균일가를 콘셉트로 탄생한 롯데마트 신규 PB ‘온리프라이스’의 포장지는 단순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가격도 1천 원, 2천 원식으로 딱 떨어져 고객들의 뇌리에 쏙쏙 들어온다. 고객들의 구매심리를 자극하기 위해 990원, 1,980원 등 단수가격 정책을 진리로 여겨 온 국내 유통업계에서는 허를 찌르는 가격이 아닐 수 없다. 롯데마트 온리프라이스팀 이근택 팀장은 최대한 단순하게, 그리고 본질에만 충실했다고 말했다.
“고객들이 쉽고 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핵심만 남기고 다른 요소는 모두 제거했습니다. 동전을 나타내는 빨간색 원 안에 가격을 부각시켜 신뢰할 수 있는 가격이라는 점을 강조했고요. 가격은 직관적으로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천 원 단위로 책정했습니다.”

불황형 PB ‘온리프라이스’ 본격 출격
장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의 지갑은 단단히 자물쇠를 채운 철통 지갑이 됐다. 물가는 오르는데 수입은 제자리걸음이고, 앞으로도 형편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 무조건 아끼는 수밖에. 그래서 가성비가 좋은 상품을 찾아다니는 것이 합리적 소비의 정석이 됐다. 그렇다면 이러한 시기의 유통
업체는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과연 불황기에도 살아남을 소매업태는 무엇일까. 이러한 질문의 해답을 찾기 위해 지난해 6월 롯데마트는 신사업 TF팀을 발족했다.
처음 3개월간은 이 팀의 팀장이자 유일한 팀원이었던 이근택 팀장. 우선 국내 상황에 맞는 신사업 아이템을 발굴하기 위해 국내 시장은 물론 독일을 비롯한 유럽과 일본, 중국을 나홀로 종횡무진 했다. 다양한 업태들이 포진해있는 일본에서는 하루에 10시간이 넘도록 걸어 다니는 통에 더 이상 걸을 수 없는 지경이 되기도 했다. 그러면서 매장규모, 취급품목, 가격대, 특이상품 등을 꼼꼼히 기록하고 촬영했다. 그렇게 시장조사를 마친 후 이근택 팀장이 찾은 해답은 균일가 판매였다.
“우리보다 앞서 장기 침체를 맞은 일본에서는 합리적 소비가 만연돼 있습니다. 그래서 백엔숍, 삼백엔숍, 주방 균일가숍 등 다양한 균일가 업태가 운영되고 시장규모도 우리와 비교가 안 됩니다. 기대소득이 하락하면 가성비가 높은 상품을 찾을 수밖에 없으니까요.”
이렇게 탄생한 온리프라이스는 협력업체와 사전 물량 계약을 통해 최소 9개월 이상 균일가에 판매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NB상품은 가격할인 행사로 판매가가 들쑥날쑥 하는 하이-로우(Highlow)가격정책을 펴고 있다. 그러다보니 고객들은 정상가에 구입하면 손해라는 인식을 갖게 됐다. 가격을 신뢰하지 않게 된 것이다. 이에 반해 온리프라이스는 상시 균일가에 판매된다. 가격행사를...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