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S 철학 고집한 알디
월마트·크로거에 맞서다

독일 양대 하드 디스카운터인 알디와 리들은 최근 전세계 최대 유통시장인 미국에서 재조명받고 있다. 유럽과 달리 다양한 업태의 경쟁자들이 존재하는 미국에서 알디와 리들의 활약상으로 하드디스카운트 스토어의 미래를 예측해볼 수 있다.

1976년 아이오와주에 미국 1호점을 연 알디는 2018년 말 현재 미국에서 1,883개점을 운영 중이며, 2025년까지 점포 수를 2,500개까지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리들 경우 2017년 미국에 진출, 동부 대서양 연안을 따라 노스캐롤라이나·사우스캐롤라이나·버지니아주에서 1년 동안 53개점을 출점해 현재 67개점을 운영 중이다. 2018년 말에는 뉴욕과 뉴저지에 위치한 지역 업체 ‘베스트마켓(Best Market)’ 27개를 인수하며 점포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알디와 리들이 오래 전부터 세력을 키워온 유럽은 미국과 경쟁 상황이 조금 다르다. 유럽 경우 비교적 소매업체간 경쟁이 제한되고, 업태 전개가 단순한 지역이다. 미국 경우 광활한 국토에서 전국 체인망을 갖추기 어려워 강력한 지역업체 중심으로 시장이 성장해왔다. 이 같은 지역업체들과 더불어 월마트와 코스트코, 홀푸드마켓, 월그린, CVS헬스 같은 이른바 네이션 와이드(Nationwide) 업체들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식품 소매강자인 슈퍼마켓 경우 크로거, 세이프웨이, 알버트슨 같은 대기업들이 인수합병을 통해 PB상품과 물류망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미국 슈퍼마켓들이 평균 4만SKU를 상회하는 구색을 갖춘 반면, 알디 경우 미국 진출 초기에 1천SKU도 되지 않는 상품으로 경쟁해야 했다. 신선식품을 배제한 채 브랜드도 거의 알 수 없는 PB 위주로 구성된 소규모 하드 디스카운트 스토어가 미국 소비자들에게 파고든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미국으로 무대 옮긴 HDS 경쟁
지금은 중국에게 1위 자리를 내주었지만, 미국은 여전히 전세계 최대 소비시장이다. 아직도 세계 식품시장의 18%를 차지하며, 글로벌 소매 매출의 20%를 점유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가 실패를 경험한 기업 사례는 많이 있다. 글로벌 기업인 까르푸와 테스코 프레시앤이지(Fresh&Easy)의 철수 사례만 봐도 미국 시장 진출이 얼마나 어려운지 가늠할 수 있다. 반면, 알디는 미국 진출 초기의 시련을 이겨내며 묵묵히 미국 소매시장과 소비자를 이해하며 적응해왔다. 하드 디스카운터만의 차별화된 특징과 장점을 유지하면서, 확실한 충성고객층을 확보해 경쟁력을 구축한 것이다. 특히 업계 전문가들은 알디의 활약이 미국 진출 2년 만에 다소 부정적 평가를 받고 있는 리들과 대비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렇다면 알디가 미국에서 지금 같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디스카운터가 아니라 말 그대로 ‘거칠다’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훨씬 더 저렴한 상품을 공급하는 하드 디스카운터로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이는 독일이나 다른 국가에서 알디가 보여주고 ...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