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행동경제학을 만나다
행동경제학으로 읽는 소비자 심리 이야기

  도서명 브랜드, 행동경제학을 만나다
  출간일 2012년 9월 17일
  출판사 갈매나무
  지은이 곽준식 지음
  페이지 336쪽
  가격    1만 5천 원

다음 A와 B 두 가지 상황에서 어느 쪽 현금 결제 비율이 높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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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현금 결제시 10만 원, 카드 결제시 수수료 포함 10만 5천 원
B. 카드 결제시 10만 5천 원, 현금 결제시 1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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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와 B는 사실 순서만 뒤바꾼 것이지만 소비자 체감도는 확연히 다르다. A 경우 5천 원을 더 내야 한다는 것이 부각돼 손실로 느끼지만, B 경우는 5천 원을 할인받는다는 것이 더 강조돼 이익으로 인식하게 된다.
따라서 사람들이 현금으로 결제할 확률은 A가 더 높다. 이익보다 손실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2002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다니엘 카너먼 교수의 프로스펙트 이론이다. 프로스펙트 이론은 인간은 환경에 따라 비합리적으로 소비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행동경제학’의 중점 원리이며, ‘브랜드 행동경제학을 만나다’는 프로스펙트 이론 등을 근거로 하는 행동경제학 시각에서 브랜드의 성공법칙에 관한 설명한다.
또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주식투자자들은 왜 이익주는 빠르게 처분하고, 손실주는 늦게까지 처분하지 못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처분효과’에서 찾을 수 있는데, 인간은 불확실한 이익보다 확실한 이익을 선호하고 반대로 확실한 손실보다 불확실한 손실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버클리 대학교 오딘 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익주의 평균 보유기간은 104일, 손실주는 124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러한 경향은 자동차 구매결정 과정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다음 A, B 가운데 소비자는 어떤 것을 고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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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기본모델은 1,200만 원, 에어백∙선루프 옵션을 추가하면 1,700만 원
B. 풀옵션은 1,700만 원, 에어백∙선루프 옵션을 빼면 1,20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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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결과, 자동차 평균 구입가는 A집단 1,440만 원, B집단 1,530만 원으로 B집단이 더 컸다. 소비자는 자동차 옵션을 보유자산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어 옵션을 포기하는 것에 손실감을 느낀 것이다.
프로스펙트 이론이 행동경제학의 중요한 근거가 되는 것처럼 ‘프레이밍 이론’도 주요 근거 이론 가운데 하나다. 정치권에서 흔히 ‘보수 대 진보’ 식으로 대결 구도를 만들어내기 좋아하는데 이는 사람들의 인식의 틀을 제한해 자신의 세력을 집결시키기 위해서이며, 이를 프레이밍 효과라 한다.
한달 3만 원의 기부금을 내라고 하면 부담스럽지만 하루 1천 원이면 아프리카 난민 가족의 생계를 책임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면 사람들을 더 쉽게 설득할 수 있는 것도 프레이밍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 같은 가격이지만 월 단위 프레임을 일 단위 프레임으로 전환함으로써 부담을 낮춘 것이다. 또한 라면시장에서 꼬꼬면이 ‘빨간국물 대 하얀국물’로 프레임을 설정한 것, 비타 500이 ‘마시는 비타민 음료’라는 프레임을 제시한 것도 성공적인 프레이밍 사례다.
코카콜라에서 다이어트 콜라를 만들어 코카콜라 클래식 점유율을 20% 깎아먹는다면 과연 다이어트 콜라를 만드는 것이 옳을까. 기업의 ‘자기잠식’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가 많지만, 다이어트콜라가 20% 이상 팔린다면 회사 전체 입장에서는 이득이니 꼭 나쁘게 볼 일은 아니다. 다이어트 콜라가 코카콜라 클래식 점유율을 갉아먹는 것을 고민하기보다 다이어트 콜라를 출시해 펩시의 진입을 막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선점적 자기잠식’이라고 한다.
이 책은 국내 사례를 통해 행동경제학을 쉽게 풀어내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마케팅 의사결정 과정에서 이론적 근거로 삼을 수 있는 사례가 많으므로 마케팅 담당자라면 읽어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