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차이나 파워’, 명품업계도 ‘휘청’


중국 본토 관광객들의 소비 지출 감소가 홍콩 경제의 침체 위험을 키우고 있는 가운데 홍콩 명품시장에도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중국 최대 명절 특수에도 명품 수요가 눈에 보일 정도로 현저히 감소하자 홍콩 명품 브랜드 매장들은 하나같이 울상을 짓고 있다.






홍콩에 진출한 명품 브랜드들이 경쟁적으로 점포를 확장하면서 매장 임대료는 급등했다.

중국의 중추절과 국경일이 겹친 지난 9월 29일부터 10월 6일까지 8일간 홍콩은 여느 때처럼 본토 관광객들로 붐볐다. 그러나 황금연휴 기간에 관광객들이 찾은 곳은 휘황찬란한 홍콩 명품 거리가 아니었다. 이들이 우르르 몰려간 곳은 백화점도 쇼핑몰도 아닌 캠핑장.
실제로 홍콩 외곽에 위치한 란터우 섬의 캠핑장들은 중국인들로 가득 찼다. 그리고 2천 홍콩달러(약 30만 원)로 숙식을 해결한 ‘중국 알뜰족’에 대한 기사가 각종 신문에 보도됐다. 캠핑장을 찾은 본토인들이 명품 매장과 고급 레스토랑 대신 일반 소비재 매장과 패스트푸드점을 골라 다닌다는 내용이었다. 이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막강한 자금력으로 고급 호텔과 명품 매장을 점령했던 중국 관광객들의 소비행태가 서서히 바뀌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다.

중국인, 큰손에서 실속파 고객으로

2004년 중국인의 홍콩 자유여행 허용 조치 이후 올해로 9번째를 맞은 이번 황금연휴는 여러모로 기대에 못 미쳤다. 긴 연휴기간에 힘입어 관광객 수는 전년대비 24% 늘어난 98만 명을 기록했지만, 총 소비 증가율은 한 자릿수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1인당 평균 소비지출액도 5∼6천 홍콩달러(약 75∼90만 원)로, 전년보다 1천 홍콩달러(약 15만 원)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처럼 관광객 수가 증가한 만큼 소비 규모가 늘어나지 못한 것은 이번에 처음 나타난 현상이 아니다. 지난 8월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대비 28% 늘었지만, 홍콩 유통시장 매출규모는 358억 홍콩달러로 전년대비 4.5% 상승하는 데 그쳤다. 특히 주목할 점은 시계, 보석류, 패션 등 명품 매출이 3.4% 역신장한 것이다. 반면, 일반 내구성 소비재 매출은 32%나 늘어 대조를 보였다. 홍콩유통관리협회 캐롤라인 막 회장은 “명품 매출 증가 폭은 2011년 3사분기부터 완만해지기 시작했다.”며 “명품 브랜드들이 경쟁적으로 많은 점포를 출점하면서 점포당 매출 증가도 둔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협회는 이번 3사분기 명품 업계의 총 매출 증가 폭도 5% 수준에 그칠 것이며, 4사분기에는 오히려 감소세에 들어설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이에 따라 올해 전체 유통시장 성장률도 기존 15%에서 7%로 하향 조정한 상태다. 이 같은 신장률은 2004년 이래로 최저 수치다.

임대료 급등, 반중(中) 정서에 매장 운영 부담

이처럼 중국인 관광객들의 소비행태에 변화한 것은 무엇보다 중국 본토 경기가 둔화되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특히 유럽재정 위기로 인한 유로화 약세...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