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망 확대에서 상권 굳히기로 노선 전환

지난 2~3년간 계속됐던 슈퍼마켓 업체들의 몸집 불리기가 각종 규제에 발목을 잡혀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대신 신선식품과 근거리 소량 구매라는 슈퍼마켓의 강점을 살려 고객 밀착형 정책을 펼칠 때다.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는 지난해 전체 슈퍼마켓 시장규모를 전년대비 4.1% 성장한 26조 4천억 원으로 추정하며, 올해는 3.0% 성장한 27조 2천억 원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전체 슈퍼마켓 가운데 20개점 이상 점포를 운영하는 기업형 슈퍼마켓(8개사)의 시장규모는 약 7조 원으로 추정된다.

신규 주자 등장으로 시장 재편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으로 사실상 신규 출점에 제동이 걸린 슈퍼마켓 업체들은 신규택지개발지역이나 가맹점 형태로 점포를 출점할 수밖에 없었다. 직영점을 가맹점으로 전환하는 사례도 증가했다. 그렇지 않으면 기존에 슈퍼마켓으로 운영되던 매장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점포를 늘려야 하는데 이중 가장 빠른 속도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방법은 중견 슈퍼마켓 기업을 인수하는
것. 최근 2~3년 사이, 대부분의 중견 슈퍼마켓 업체들은 대형 업체들에게 인수된 상황이다.
지난 2011년 CS유통의 35개 점포를 인수한 롯데슈퍼는 상품 구매 및 마케팅을 통합했다. 같은 해 킴스클럽마트를 인수하며 정식으로 슈퍼마켓 시장에 진입한 이마트도 법인명을 에브리데이리테일로 정하고,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돌입했다. 에브리데이리테일은 지난해 1월 경기 북부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중견 슈퍼마켓 업체인 에스엠의 28개 점포와 물류센터를 추가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 7월에는 NS홈쇼핑에서 운영하던 엔에스마트 22개까지 매입했다. 이로써 에브리데이리테일은 단숨에 매장 수를 128개로 확대해 GS리테일, 롯데슈퍼, 홈플러스의 3자 구도를 4자 구도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에브리데이리테일은 개인 점포에 상품을 공급하는 상품공급점도 전개하고 있다.
한편, 니치 마켓으로 눈을 돌려 기존 슈퍼마켓 업체들과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는 업체도 있다. 경기침체와 신규 출점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소비력이 높은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프리미엄 슈퍼마켓을 선보인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해 6월, 신세계에서 운영하는 프리미엄 슈퍼마켓 ‘SSG푸드마켓’이다. SSG푸드마켓은 세계 각국의 고급 식재료와 델리상품을 판매, 새로운 식문화를 제시하고 있다.

신세계는 SSG푸드마켓으로 프리미엄 슈퍼마켓 시대를 열었다.

SSG푸드마켓 1호점은 부산 해운대구 우동에 위치한 마린시티 아이파크에 들어섰다. SSG푸드마켓 마린시티점 1층에는 스타벅스와 이마트가 운영하는 H&B 전문점 분스 외에 고급 베이커리숍 메나주리가 입점했다. 2층에는 SSG 와인과 강릉의 유명 커피브랜드 테라로사 커피도 입점했다. 지난해 7월에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고급주상복합건물에 2호점인 청담점이 1만 1,186㎡ 규모로 문을 열었는데, 지하 1층에는 슈퍼마켓 본 매장과 카페, 레스토랑이, 지상 1층...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