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테일매거진
통권 517호

2019년 3월호

글로벌 온·오프 혁신 기업

비즈 인사이트
2019년 2월호
업의 본질ㅣ ⑨ 명품의 본질
늙은 구찌의 화려한 부활,
고상함 버리자 젊은층 열광

최근 패션업계에서 구찌의 부활이 화제다. 단순한 매출 수치뿐 아니라 구찌는 영미권에서 ‘멋진(cool)’, ‘놀라운(awesome)’ 같은 뜻으로 사용되고 있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구찌의 이런 변화 뒤에는 ‘핵심 고객층 변경’이라는 결단이 있었다. 명품 브랜드의 헤리티지는 유지하되, 밀레니얼의 감성과 라이프스타일을 디자인에 입히는 데 성공한 구찌는 젊은층이 열광하는 브랜드로 거듭났다.

작년 초 우리 가족은 유럽여행 막바지에 이르러 이탈리아 피렌체에 갔다. 16세기 르네상스 시대를 이끌었던 메디치 가문의 도시에 기대감이 컸던 나는 짐을 풀고 메디치 가문의 손때가 묻어있는 피렌체 성당에 갈 채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난데없이 아내가 피렌체에 있는 ‘구찌뮤지엄’부터 가자고 하는 것이 아닌가. 아니 왠 명품숍? 구찌 매장은 한국 백화점마다 다 있는데, 굳이 여기까지 와서 구찌뮤지엄을 가야 할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지금 아니면 볼 수 없는 중세 유럽 유적이 많은데 굳이 명품 매장을 가야 하냐고 호텔에서 실랑이를 벌였다. 사실 명품 매장을 가자고 하는 순간 긴장하는 마음도 있었다. 가방이라도 사려고 카드를 꺼내면, 여행 경비가 한순간에 사라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구찌는 곧 ‘좋다’, ‘멋지다’는 의미
아내를 이기지 못한 나는 택시를 타고 피렌체 시내 구찌뮤지엄으로 갔다. 그리고 아내에게 일장 훈계를 들었다. 어떻게 유통업에서 마케팅을 하고, 브랜딩을 한다는 사람이 구찌의 도시인 피렌체에 왔는데, 그냥 지나치냐고 호통을 쳤다. 브랜드의 기본도 모르는 사람이라는 말까지 들었다. 당시 아내는 구찌가 얼마나 ‘핫’한 브랜드로 변했는지 궁금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나는 대형마트 마케팅을 하는 사람이지, 명품 브랜딩하는 사람은 아니라고 답했다가 또 야단을 맞았다.
요즘 뉴욕이나 런던 젊은층 사이에서는 ‘구찌에요!(It’s Gucci!)’라는 말이 유행한다고 한다. 영미권에서는 아주 멋지고 소위 간지나는 무언가를 봤을 때 ‘멋져요(It’s cool)’, 혹은 ‘놀라워요(It’s awesome)’라는 단어를 쓰는데, 이제 그 대신 ‘구찌에요!(It’s Gucci)’라는 말을 쓸 정도로 구찌가 ‘핫’한 브랜드의 표상이 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구찌뮤지엄에 들어서자마자 내가 알던 구찌 매장이 맞나 싶을 정도로 새로운 모습이 펼쳐졌다. 매장 전체가 따뜻하고 산뜻한 분위기를 풍길 뿐 아니라, 젊은 직원들이 구찌라고 새겨진 예쁜 유니폼을 입고 미소를 띠며 활발히 돌아다니고 있었다. 매장 한편에는 크지는 않지만 왁자지껄한 전형적인 이탈리아 파인다이닝 카페도 있었다. 아내는 그곳에서 식사를 하고 싶어 했지만 이미 예약이 꽉 차 있었다.
매장 인테리어도 상품 분위기와 콘셉트에 맞춰 화려한 플로라, 즉 꽃무늬 인테리어로 화사하고 밝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솔직히 나는 명품에 별로 관심이 없어 막연히 구찌라고 하면 말 안장의 고리에서 유래된 반복된 패턴에 ‘G’와 ‘C’를 모...기사전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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