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길에 들른 휴게소, 알짜 쇼핑지로 ‘찜’하다

볼일과 허기를 해결하는 장소였던 고속도로 휴게소가 새로운 쇼핑 명소로 부상하고 있다. 쇼핑과 휴게 시설이 결합된 형태로 개발된 복합 휴게소들은 아웃도어•스포츠 의류 매장을 전면에 배치하며 나들이객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그동안 고속도로 휴게소는 운전하다 지치면 잠시 휴식을 취하고 기본적인 생리욕구를 해결하는 정도의 공간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최근 등장한 휴게소들 경우 ‘찰나의 공간’에서 ‘머무는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휴게소 이용객들이 자동차 시동을 끄고 휴게소 내 설치된 쇼핑몰 등에서 비교적 오랜 시간 체류하다 떠나는 성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휴식과 쇼핑을 하나로 합친 ‘복합 휴게소’에는 외식 프랜차이즈뿐 아니라 편의점과 드럭스토어, 각종 패션 브랜드 매장들이 입점해 있어 방문객들에게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도로사업처 사업개발팀 김성욱 차장은 “고속도로 휴게소가 복합적 기능을 갖춘 휴게 타운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공연장과 애견공원 등 다양한 즐길거리도 갖추고 있어 고속도로의 새 명소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망상권 된 휴게소, 수익 창출도 만점
고속도로 휴게소의 변화를 가져온 주요 원인으로는 소득수준 향상과 주말 여행객의 증가를 들 수 있다. 주 5일제 정착으로 여가와 레저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주말 나들이객을 겨냥해 기존 휴게소를 복합 문화공간 형태로 꾸미고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또한 고속도로 휴게소는 입지 특성상 나이, 직업, 소득수준을 망라한 모든 계층에게 브랜드를 선보일 수 있어 입점 업체들에게 자사 제품 홍보 기회를 제공한다. 이처럼 고정적인 유동인구 수요를 바탕으로 홍보 효과까지 얻을 수 있는 휴게소는 시내 주요 상권이 포화된 상황에서 틈새 유망상권으로 주목받고 있다.
휴게소에서 새로운 시장 가능성이 예측되면서, 민간 기업들의 휴게소 사업 진출도 잇따르고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현재 민간 투자사업 유치 차원에서 기업들에게 복합 휴게소 개발 및 운영을 위탁하고 있으며, 위탁업체들은 이 사업을 통해 고수익을 올리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김성욱 차장은 “공사 운영을 통행료 수입에만 의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부대사업을 통한 임대료 수입 향상 등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전국 170개 고속도로 휴게소 가운데 민간 기업이 복합 휴게시설로 개발한 덕평•기흥•마장휴게소가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리며 성공 사례로 꼽히고 있다. 특히 코오롱글로벌이 운영하고 있는 덕평휴게소는 2009년 이후 부동의 매출 1위 휴게소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경부고속도로 기흥휴게소 역시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가운데 매출 순위 10위권에 드는 알짜배기 휴게소다. 이곳에는 아웃도어 브랜드인 네파 등을 운영하고 있는 평안L&C가 지난 3월 휴게소 유휴부지에 ‘세븐스마일’이라는 쇼핑몰을 선보였다. 연면적 5,700㎡ 규모의 세븐스마일은 ‘체험형 아웃도어 전문몰’로 개발된 것이 특징이다....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