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20년…‘서바이벌’전략을 배워라

요즘 일본에서는 ‘잃어버린 10년’이 20년을 넘어 30년까지 지속될 수도 있다는 비관론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진입하자 우리나라도 일본식 장기 불황에 빠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내 유통 전문가들도 한국 소비시장이 일본처럼 장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일본식 압축 성장 모델로 성장한 한국 경제가 최근 가계 부채가 늘면서 디플레이션 조짐을 보이고,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는 점 등이 장기 불황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근거다.
그러나 이번 인터뷰에서 만난 일본 유통 전문가들은 장기 불황의 그늘에도 볕이 드는 곳은 있다며 일본 기업의 혁신 사례를 소개했다. 이들에게 일본식 장기 불황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한국 소매기업들이 배울 점은 무엇인지 들어본다.


가든파이브 김인호 대표
1991년 현대백화점을 다니다 일본 주재원으로 파견돼 리쿄대학원에서 일본경제사를 전공했고, ‘전시 경제기, 백화점 비즈니스 모델 변천’이라는 주제로 논문을 썼다. 1997년 일본에서 돌아온 후 백화점, 쇼핑센터 등에서 근무한 후 컨설턴트로도 활동했으며, 현재는 가든파이브 대표로 재임하고 있다. 20여 년 동안 110여 차례 일본을 다녀온 김 대표는 휴양지는 뒤로 하고 도시 탐험만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며 일본 구석구석 도시를 누비고, 백화점과 쇼핑몰 등을 탐방하고 있다.

롯데미래전략센터 백인수 이사
백인수 이사는 1988년 대학 졸업 후 바로 일본으로 건너가 유학생활 중 석사과정을 마쳤고, 한국으로 돌아와 산업연구원에 근무하다 1996년 일본문무성 국비 장학금으로 또 다시 일본 유학길에 올랐다. 1980년대 말 버블 경제기와 1990년 말 버블 붕괴기를 모두 경험하며 일본 경제 흐름을 잘 이해하고 있다. 2007년부터 전 롯데유통산업연구소 소장을 맡았으며, 현재는 롯데미래전략센터 유통전략 이사로 재임하고 있다.

한국후지쯔 다키구치 츠토무 부사장
1985년 일본 후지쯔에 입사해 30년 가까이 소매산업과 관련한 비즈니스를 담당해 왔다. 1999년에는 국내 신세계 이마트의 업무혁신 및 시스템 컨설팅을 수행했으며, 중국 이마트의 시스템 구축 설계에도 관여했다. 지난해까지 후지쯔 해외비즈니스 추진부분에서 글로벌 리테일 비즈니스를 담당했으며, 현재 한국후지쯔 부사장직과 후지쯔 아시아 지역 시니어디렉터직을 겸하고 있다.





󰋎 가든파이브 김인호 대표
‘역사형 쇼핑센터•도매형 SPA’ 소매 혁신만이 답
김인호 대표는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중 처음 10년은 버블 붕괴가 원인이며 후반기 10년은 소비시장의 핵심인 단카이세대의 은퇴에서 기인한 것으로 분석하며, 한국의 베이비부머들도 퇴직 후 자산 방어형 소비행태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불황에도 흔들림 없는 회사로 성장하려면 소매업이라는 본업에 충실하고, JR과 시마무라 같은 혁신 기업의 마인드를 배울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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