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좋은 과일 노리는 ‘프루츠 헌터’

아마존이나 아프리카 오지에서도 과일을 소싱해보고 싶다는 임영호 바이어. 모름지기 수입과일 바이어는 적극적인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며, 그는 오늘도 품질 좋은 과일을 찾아 세계 각지를 종횡무진하고 있다.






대형마트 과일코너에 가보면 태국산 망고스틴, 미국산 체리, 베트남산 용과 등 형형색색 수입과일이 가득 진열돼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해외여행 때나 맛볼 수 있었던 수입과일은 어느새 일상에서 즐겨 먹는 과일이 됐다.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수입과일 가격이 저렴해지고, 소비자 입맛도 다양해지면서 찾는 손길이 많아지자 바빠진 사람들이 있다. 바로 이번 호에서 만나볼 임영호 바이어와 같은 수입과일 바이어들이다.


생산자와 교감하러 비행기 타고 지구 한바퀴
“6박 10일 출장에 4개국을 돌며 비행기를 11번 탄 적도 있었죠.”
이마트 과일 카테고리를 총괄하는 임영호 선임 바이어는 저렴하면서도 품질 좋은 수입과일을 확보하기 위해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농장을 방문하는 일이 일상다반사다. 세계 곳곳을 누비고 다니니 좋겠다고 부러운 눈빛을 보내자, 흔히 생각하는 해외여행이나 출장과는 다르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신규 품목은 직수입이 원칙이므로 현지 농장을 방문하는 것이 필수인데 대개 농장들은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시골에 위치해 있고 열대우림, 사막 지역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장거리 비행으로 몸이 고단해도 꼭 현장에 직접 가는 이유는 상품성을 확인하고, 현지 농가와 정서적인 관계를 맺기 위해서다. 임영호 바이어는 “상품성 있는 과일을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곳과 거래하려면 농장주와 바이어 간에 정서적인 교류가 중요하죠.”라고 말했다.
임영호 바이어는 지난 2001년 이마트에 입사한 이래 5년 간 줄곧 신선담당 매입 기획을 맡아 농·수·축산 상품 매입 업무 전반을 도왔다. 2006년부터는 청과팀에서 국산과일 매입을 담당하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생산되는 과일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생산자와 계약을 체결했다.
2010년부터는 수입과일 소싱을 맡게 됐고, 올해부터 선임 바이어로 수입과일 매입을 총괄하고 있다. 수입과일 바이어는 매입처가 해외라는 점만 다를 뿐 국산과일 소싱 업무와 별반 차이가 없지만, 실력과 경험을 겸비해야 한다. 임영호 바이어는 “국산과일 바이어 업무 경험은 필수이며, 외국어 실력과 세계 경제 흐름을 읽는 눈도 필요하죠.”라고 설명했다.

적극적인 바이어에게는 천운이 따른다.
열대과일 리치는 한 달 정도로 수확기간이 짧고 선도관리가 상당히 민감한 과일이다. 그래서 짧은 물류기간이 필수인데 이를 위해서는 검역관이 가까이에 있어야 하고, 운송해 오는 동안 비도 피해야 한다. 그간 이러한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국내에 냉동 상태로 들여올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임영호 바이어는 지난 5월 애플망고 수입 건으로 대만을 방문했을 때 문득 리치가 떠올라 매입이 가능한지 확인해 보았다. 마침 모든 조건이 들어 맞자 확신이 있었던 그는 내부회의를 ...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