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장터로 출발한 로컬푸드,
고부가 산업으로 무르익다



지역산 상품에 ‘로컬’을 붙이면 더 잘 팔린다는 인식이 확산되자 전국적으로 로컬푸드 상설 매장이 확산되고 있다. 산지 도매인에게 농산물을 대량 공급하는 방식이 고착화된 국내에서 로컬푸드 직매장이 시스템화·조직화 과정을 거치면 농산물 유통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내 고장 상품만 사먹는 ‘로커보어’가 증가하면서 국내에서도 로컬푸드 운동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로커보어는 지역을 뜻하는 ‘로컬(local)’과 먹는다는 의미의 라틴어 접미사 ‘보어(voer)’의 합성어로, 자기가 살고 있는 주변 지역에서 재배하고 생산한 먹을거리만 섭취하는 사람을 지칭한다. 이들은 기존의 친환경·유기농 인증보다 지역에서 수확한 얼굴 있는 먹을거리 즉, ‘생산자 인증’을 더 신뢰한다.
생산자 인증 상품의 ‘수확 후 24시간 이내 판매’를 원칙으로 하는 로컬푸드는 신선한 품질과 저렴한 가격, 농가 이익의 1석 3조 효과를 거둘 수 있어 기존 틀을 깬 농산물 유통 경로로 손색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저 푸드 마일 ‘로컬푸드’, 안전 식품으로 뜨다
기존 농산물 유통 구조의 혁신을 앞당기고 있는 로컬푸드(local food)는 정확히 무엇을 의미할까. 농산품이나 식료품이 최종 생산자 손을 떠나 소비자 식탁에 오르기까지 이동 거리를 보통 ‘푸드 마일’이라고 하며, 이 푸드 마일이 적은 식품을 로컬푸드라고 일컫는다. 국내에서 로컬푸드는 보통 50㎞ 이내에서 생산돼 당일 소비하는 먹을거리를 말하며, 넓은 의미에서는 글로벌 푸드의 반대 개념으로 쓰인다. 물론 ‘50㎞ 이내’라는 경계 범위가 정해진 표준 거리는 아니다. 단순히 물리적 거리에 의한 구획보다 기존 도매시장 중심의 농산물 유통 구조에서 담아내지 못하는 관계성이 중시된다. 즉, ‘얼굴 있는 농산물’을 매개로 한 신뢰 있는 거래가 한국형 로컬푸드의 핵심 가치라고 할 수 있다. ㈔로컬푸드운동본부 김양환 본부장은 “국내에서 로컬푸드는 지역산 식재료가 가장 믿을만한 먹을거리라는 의미에서 출발한 것으로, 생산자가 곧 브랜드가 되는 개념”이라며 “유통 단계가 줄어들면서 소비자는 물론, 가족농·고령농 등 영세소농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로컬푸드운동본부에 따르면 국내 로컬푸드 상설직매장은 2012년 3개에서 올해 70여 개로 늘어났고, 현재 27개 지자체에서 지원 조례를 만들어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농협 경우 내년까지 로컬푸드 직매장 100곳을 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기존 하나로클럽·마트에도 숍인숍 형태로 로컬푸드 매장을 계속 열고 있다. 확산 속도로 보면 로컬푸드 열풍이라고 할 수 있는데, 해외 선진국 경우 로컬푸드 운동이 이미 보편화됐다. 농산물은 100마일 안의 것을 먹자는 북미의 100마일 다이어트 운동’, 지역 농산물은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일본의 ‘지산지소 운동’이 대표적이다. 대규모 영농이 많은 북미에서는 소비자들이 지역 농장을 방문해 체험하는 농장 자체 로컬...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