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로컬푸드 일번지,
소비자 - 생산자 하모니를 이루다


전북 완주군은 우리나라 로컬푸드 운동의 진원지이자, 국내 지자체 가운데 로컬푸드 사업이 가장 활성화된 지역이다. ‘생산자’, ‘소비자’, ‘지자체’의 세 톱니가 맞물려 로컬푸드 시장이 제대로 무르익은 완주의 로컬푸드 현장을 탐방, 취재했다.


때 이른 더위가 찾아온 지난 6월 초 찾은 완주로컬푸드 해피스테이션 모악산점. 이른 아침부터 주차장에 소형 트럭과 봉고차, 오토바이 등이 연이어 들어온다. 그 중에 어느 차 안을 살펴보니 작은 박스가 한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박스 안을 들여다보자 감자와 당근 등이 담긴 작은 봉지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차에서 내린 할아버지와 할머니 두 분이 부지런히 움직이더니 가져온 각종 농산물을 매장 안 로컬푸드 매대에 진열하기 시작한다. 기자가 할머니에게 “할머니, 아직 매장 문도 안 열었는데 뭐하고 계세요?”라고 묻자 “오늘 새벽에 딴 채소들을 팔러 왔지요. 여기가 제가 가져온 모든 농산물을 진열할 수 있는 자리예요.”라고 답했다.







매일 아침 밭에서 뽑은 농산물을 그날 소비자에게 판매한다면 어떨까. 다품종 소량 생산을 하는 농가는 하루에 다 소화하지 못한 작물을 팔아 소득을 올리고, 지역민은 갓수확한 신선한 농산물을 먹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하루 안에 생산과 유통이 모두 이뤄져야 하므로 생산 농가에서 소비지까지 거리가 짧아야 한다. 이렇게 시작된 것이 로컬푸드 운동이다.
일본에 ‘지산지소 운동’을 이끈 효고현이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로컬푸드 활성화의 대표 모델로 꼽히는 전북 완주군이 있다. 완주군청은 3천여 지역 소농의 지속 가능한 농업을 보장하는 방법으로 로컬푸드를 선택했다. 소비자 밥상에 필요한 다양한 품목의 생산을 장려하고, 확실한 판매처를 마련해주는 역할을 한 것이다. 실제로 직매장 오픈, 학교 급식 연계 등으로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유통 단계를 최소화했다. 이 덕분에 생산 농가는 판매처와 수익을 보장받고, 지역민들은 신선하고 믿을 수 있는 먹을거리를 얻게 됐다.


농민이 주인, 협동조합에서 로컬푸드 주도
완주군의 로컬푸드 사업은 지역 농가의 근간인 영세소농과 고령농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출발했다. 지난 2008년 민·관이 함께 로컬푸드 사업을 시작하면서 완주군은 ‘3천여 영세농·고령농에게 월 소득 150만 원을 보장한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완주군 인구는 8만 8천여 명으로, 이 가운데 2만 5천여 명이 농업에 종사한다. 이 중 70%는 경지면적이 1ha 미만인 소농이며, 농가의 35%는 65세 이상 고령농이기도 하다. 이들을 살릴 방법으로 내세운 것이 ‘지역에서 난 것을 지역에서 소비한다’는 로컬푸드였던 것이다. 완주로컬푸드 협동조합 한지수 본부장은 “완주군은 직매장 형태의 로컬푸드 체제를 구상하면서 애초부터 가족농과 고령 노인을 활용하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완주군 로컬푸드 직매장 1호점은 2012년 4월 용진농협이 선보인 ‘용진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으로, 이곳은 국내 최초의 ...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