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보다 좋은 로컬푸드,
파머스마켓 점령하다

미국 그린슈머들은 식재료 구입시 친환경 인증 여부를 확인하는 차원을 넘어 다양한 형태의 로컬푸드 매장을 찾아 ‘제철 농산물이 생산되는 과정이 얼마나 안전한가’를 따진다. 지역 명물이 된 뉴욕 그린마켓과 시애틀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부터 생협 개념의 쿱(Coop)과 농장 직영 로컬푸드 매장 등은 푸드 마일이 적은 안전 식품을 그린 농산물의 해답으로 제시하고 있다.

지난 6월 어느 토요일 오전, 뉴욕 유니온 스퀘어 광장에서는 많은 이들이 모여 신선한 채소, 과일, 잼, 피클, 치즈 등을 사고파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곳은 뉴욕 대도시가 아니라 시골 재래시장에 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파머스마켓에서 거래되는 상품들은 근처 도시 농부들이 직접 재배하고 만든 것이다.
또 다른 지역 로컬푸드 명소인 솔트레이크시티 파머스마켓에서는 직거래 장터에 온 사람들이 이곳저곳을 둘러보다 배가 고프면 빵을 사서 잔디밭에 앉아 음악을 들으며 요기를 해결한다. 요술 풍선을 아이들에게 선물해주는 피에로를 보면 마치 축제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채소 기르는 영부인, 로컬푸드 일상화
2014년 미국식품협회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전체 소비자 가운데 87.2%는 ‘로컬푸드 구입 여부가 식품 쇼핑 결정에 주요 역할을 한다’고 답했고, 75%는 ‘일상적으로 로컬푸드를 구입한다’고 했다. 이처럼 로컬푸드는 미국 소비자들의 삶 속 깊이 자리매김했다.
사실 미국에서 로컬푸드 열풍은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농부가 직접 재배한 채소와 과일을 도시에 가져와 판매하는 것이 오랜 전통이기 때문이다. 현대식 슈퍼마켓의 성장으로 한때 로컬푸드 매장의 대표격인 파머스마켓이 위기에 처하기도 했지만, 최근 로컬푸드의 영양적 측면이 다시 강조되고 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로컬푸드 부활에 미 대통령 영부인인 미셀 오바마의 역할이 컸다는 점이다. 국민의 건강한 식생활에 관심이 많은 미셀 오바마는 2009년 백악관에 ‘키친 가든(kitchen garden)’을 만들어 텃밭 가꾸기 운동을 시작했다. 같은 해 9월에는 백악관 근처에 파머스마켓을 여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고, 2012년에는 이러한 경험들을 담아 ‘아메리칸 그로운(American Grown)’이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그렇다면 로컬푸드는 어떻게 미국 식문화의 주요 트렌드로 자리잡을 수 있었을까. 여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는데, 먼저 영양 불균형과 비만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건강한 음식’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됐기 때문이다. 글로벌 푸드는 몇 단계의 운송 및 유통 과정을 거치면서 보존상 이유로 식품 첨가물이 더해진다. 그러나 로컬푸드 경우 짧게는 생산자로부터 직접 식품을 구입할 수 있어 식품 고유의 맛이 유지된다. 소비자가 식품을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는 기간도 월등히 길다. 2013년 AT커니가 소비자들의 로컬푸드 운동 참여 이유를 조사한 결과 66%가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기 때문’, 60%가 ‘일반 슈퍼보다 더 나은 식품을 제공하기 때문’, 45%가 ‘보다 ...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