묶고, 쪼개고…
매장 정비로 돌파구 찾기

위기에 빠진 유통업체들에게 새로운 물류 시스템인 ‘허브 앤 스포크’가 혁신 방안 가운데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허브 앤 스포크가 실현되면 디지털과 프로세스 혁신으로 무장한 초미니 백화점이 머지않아 지역 인근 상권에 출연할 것이다.

유통채널 포맷이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등으로 다양해지고, 카테고리킬러와 복합몰 등이 등장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고객니즈 다변화, 엄밀하게 말하면 고객 경험 니즈의 다변화가 자리잡고 있다.
고객은 극진한 대접과 함께 다양한 구색, 체험, 전문적 설명, 휴식을 경험하기 원하고, 심지어 엔터테인먼트적 요소까지 기대한다. 유통업체들은 각종 체험관과 플래그십스토어를 통해 고객 경험을 충족시키려 하지만, 투자대비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고민의 대안으로 물류와 금융에서는 이미 익숙한 개념이지만, 유통업계에서는 초기 단계인 ‘허브 앤 스포크(Hub 앤 Spoke)’의 구현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허브 앤 스포크(Hub 앤 Spoke)’는 1960년대 예일대의 프레드 스미스에 의해 제시된 물류 시스템이다. 이전까지 물류가 ‘포인트 투 포인트(Point-to-Point)’ 개념의 출발지와 도착지를 단선적으로 연결하는 개념이었다면, 스미스는 모든 스포크(Spoke ; 출발지)의 물량이 허브(Hub ; 중심지)에 모이고, 이를 다시 각각의 스포크에 분배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그리고 1973년 페덱스(Fedex) 설립을 통해 그 효과를 입증했다. 허브는 재고 보유는 최소화하면서, 분류(sporting)를 핵심적 기능으로 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물류 회사와 공항 등에서 허브 앤 스포크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허브 앤 스포크, 국내 금융권으로 확산 중
최근 국내 은행권에서 허브 앤 스포크 도입이 본격화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올해부터 지난해까지 시범 도입했던 ‘커뮤니티’를 전면 확대했다. 지리적으로 인접한 리테일 영업점과 기업 금융센터 6~7개를 묶어 커뮤니티를 구성했다. 점포 간 협업과 인력 공유를 통해 업무 효율과 시너지를 높이면서, 성과 평가 역시 커뮤니티 단위로 전개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모든 영업점에 외환, 자산관리 전문가를 배치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성을 갖춘 직원들이 다른 직원들을 교육하면서 점포 간 교차 근무를 통해 고객 서비스 수준을 높일 예정이다. 또한 휴가 등으로 일손이 부족할 경우에도 상호 인력 지원을 통해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능하다. KB은행, NH농협은행 등도 유사한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허브 앤 스포크 시스템은 이미 미국과 유럽 금융권에서 검증을 끝낸 상태다. 온라인 뱅킹이 발달하면서 창구 거래 및 지점 규모가 계속 줄어들면서 허브 앤 스포크 시스템이 빠르게 확산된 것이다. 실제 1970년대 지점 당 면적이 929㎡였던 것이, 1990년대 말 185㎡로 줄었고, 창구 직원 수도 계속 감소했다. 은행들은 고객 접근성 및 편의를 위해 최소한의 네트워크는 유지해야 하는...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