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속고 있는 가격의 비밀

<도서 안내>
도서명_ 가격은 없다
출간일_ 2011년 9월 15일
출판사_ 동녘사이언스
지은이_ 윌리엄 파운드스톤
옮긴이_ 최정규, 하승아
페이지_ 451쪽
가격_ 1만 8천 원

극심한 불황으로 회사가 어려울 때 직원들은 보너스를 받지 못하는 것은 이해해도, 연봉을 10% 삭감한다면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과자의 용량이 줄더라도 가격이 오르지 않는다면 소비자들은 이 제품에 큰 불만을 제기하지 않는다.
이번에 소개할 책 ‘가격은 없다’는 절대적인 가격보다 상대적인 가격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소비자들의 비합리적 행태를 분석하고 있다.
보통 사람들은 브로드웨이 쇼의 좌석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렵다. 그들은 최고가를 기준으로 삼는다. 1등석이 480달러라면 그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가장 싼 좌석은 뭔가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다. 브로드웨이 제작자들은 대부분의 좌석을 최고가로 매겨놓고 이를 다시 할인해 되파는 방법으로 많은 수입을 올리고 있다. 할인된 가격 역시 비싸지만, 사람들은 최고가인 480달러보다 싸게 구입했다는 것에 만족하게 된다.
슈퍼마켓 컨설턴트들이 발견한 재밌는 사실 중 하나는 매장을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도는 소비자들이 시계 방향으로 도는 소비자들보다 평균 2달러 더 쓰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명확한 이유는 설명하지 못하지만, 오른손잡이가 대다수인 소비자들이 벽이나 선반이 오른쪽에 있을 때 상품을 충동구매하기 쉽다고 한다.
듀크 대학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프리미엄 맥주가 2.6달러, 할인 맥주는 1.8달러라면 70%에 가까운 이들이 프리미엄 맥주를 택한다고 한다. 그런데 1.6달러짜리 질 낮은 맥주를 추가하면 1.8달러의 할인 맥주를 선택하는 비율이 약 15% 높아진다. 반대로 3.4달러짜리 슈퍼 프리미엄 맥주를 추가하게 되면 사람들은 90%의 압도적인 비율로 프리미엄 맥주를 선택한다. 이 실험 결과에 의하면 사람들은 ‘절충적인’ 선택을 하는 경향이 있다. 가장 싼 맥주는 맛이 없을 것 같고 가장 비싼 맥주는 바가지를 쓰는 것 같기 때문이다.
실험팀은 이러한 이론을 활용해 특정 할인 상품의 시장점유율은 그보다 싼 제품을 함께 공급하고, 더 높은 가격의 미끼 상품을 통해 높일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주방용품 회사 윌리엄스 소노마(Williams Sonoma)는 다소 비싼 279달러짜리 제빵기를 출시했고 곧이어 그보다 좀 더 큰 크기로 429달러짜리 모델을 내놓았다. 429달러에 판매한 모델은 참패했지만, 279달러에 판매한 모델 매출은 두 배로 증가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라면 고객들이 얼마나 가격에 민감한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우리가 막연히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던 고객들의 행태를 학문적으로 잘 정리해준다.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