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조사, 아는 만큼 얻는다.

시장조사는 마케터의 창의적이고 감각적인 이해도를 바탕으로 조사를 통해 나올 수 있는 방향에 대해 미리 여러 개의 가설을 설정한 다음 그 가설을 검증할 수 있는 방향으로 조사를 설계해야 한다. 그래야 그 조사를 통해 모든 마케팅 프로세스와 전략의 방향을 설정해줄 수 있는 실질적인 내용을 얻을 수 있다.

최근 기업 경영의 패러다임이 고객 중심 혹은 마케팅 중심으로 이동해감에 따라 그 중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업무 가운데 하나가 바로 시장조사(market research)다.
과거 시장조사 업무가 기업 입장, 즉 내부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이루어졌다면, 이제는 고객의 실제 목소리를 듣고,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자사의 상품과 서비스에 고객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등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동안 궁금했던 모든 것을 알고자 하는 기업들의 욕구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시장조사와 관련된 인력과 예산도 크게 늘어 일반 소비재 대기업들 경우 시장조사 비용이 보통 연간 10억 원을 넘는다. 특히 글로벌 기업인 삼성전자는 전 세계적으로 시장조사에 얼마를 지출하는지 집계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수백억 원이 넘는 비용을 시장과 고객 목소리를 듣는 데 사용하고 있다. 바로 이러한 노력이 삼성전자를 지금의 위치에 설 수 있게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고객중심 시대, 시장조사는 필수
하지만 실제 마케팅 실무를 담당하는 입장에서 볼 때 기업의 마케터들이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진행한 시장조사 결과를 얼마나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해하고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효율적이고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시장조사는 단순히 수치적 접근을 넘어 그 이면 및 행간의 의미를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마케터들 대부분이 시장조사를 의뢰한 리서치 전문회사 측에 본인들의 입맛에 맞는 보고서 형식을 요구하고, 결과적으로 자신들의 보고서에 넣고 싶은 몇 개의 숫자들만 부각시키는 방식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서두에 요약된 숫자들 외에 구체적인 시장조사 내용들을 하나하나 뜯어보면서 그 의미를 되새겨보는 마케팅 실무자가 과연 얼마나 될까. 물론 시장조사 결과를 맹신한 나머지 단순히 그 결과만 갖고 기업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것도 위험하지만, 일부 고위 경영층 경우 자신의 경험이나 생각에 조금이라도 대치되는 결과가 나오면 리서치 결과 전체를 불신하고 쓸데없는 짓을 했다며 나무라기 일쑤다. 그런가 하면, 설령 자신의 생각과 일치되는 결과가 나와도 ‘무슨 시장조사가 뻔한 얘기만 늘어놓느냐’며 배척하기도 한다. 사실 지금의 경영층이 마케팅과 영업에 몸담았던 2000년대 초반까지는 고도 성장을 구가하던 시기였기 때문에 지금의 시장조사와 같은 복잡한 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었다. 이 시기에는 오히려 기업이 신상품이나 서비스를 통해 고객 니즈를 창출하고, 주도할 수 있었다. 고객의 니즈에 따라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술이나 이슈를 만들면 이에 소비자가 반응하는 식이었던 ...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