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MBC에서 방영된 자연 다큐멘터리 ‘남극의 눈물’을 관심 있게 봤습니다. 그 가운데 ‘얼음대륙의 황제’ 편에서 황제펭귄의 육아일기가 참 감동적이었습니다. 황제펭귄은 남극의 겨울기간에 얼음이 두껍게 언 남극 안쪽으로 최장 120㎞나 이동해 새끼들을 안전하게 키울 수 있는 장소를 선택합니다. 이곳에는 최대 수천 마리의 펭귄들이 모여 서로 노래를 통해 짝짓기를 합니다. 짝짓기를 통해 암컷은 단 한 개의 알을 낳고 수컷은 발등으로 알을 건네받아 약 4개월간 발등에 올려놓고 품습니다. 펭귄의 발은 추운 겨울 얼음 위에서 체온을 보존하기 위해 동맥과 정맥이 열을 교환하는 구조로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신참내기 아빠 펭귄은 알을 발등에 제대로 올리지 못하고 떨어뜨리거나, 알을 발등에 올려 품는 과정에서 놓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 알은 생명력을 잃게 되고 펭귄 가족은 해체됩니다. 수컷은 암컷이 바다로 돌아가서 먹이를 충분히 먹고 돌아올 때까지 영하 40도를 넘나드는 혹독한 날씨 속에서 알을 따뜻하게 품습니다. 알을 품어 새끼로 부화하기까지 아빠 펭귄들은 본능적으로 서로의 등과 등을 다닥다닥 붙어 서서 남극의 매서운 추위를 피하는 지혜를 발휘합니다. 그 누구도 안쪽을 차지하기 위해 싸우지 않고, 서로 조금씩 대열을 정비하며 안팎을 번갈아 서는 것입니다. 황제펭귄은 오랜 시간 추위와 배고픔을 견디며 남극이라는 척박한 환경에서 새끼를 키우기 위해 그들만의 방법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알이 부화하면 수컷은 4개월간 위 속에 간직했던 식량을 토해 새끼에게 먹이고 암컷이 돌아오면 수컷이 역할 교대를 하여 바다로 먹이를 섭취하러 나갑니다.
2012년 요즘 우리 현실이 황제펭귄이 사는 남극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유럽발 재정위기가 급기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로존 국가들의 신용등급 하락을 불러왔고, 이란 핵개발과 관련된 중동의 긴장 상태가 우리에게도 위협적입니다. 여기에 양대 선거를 앞두고 있는 우리 정치권은 도대체 뭐가 뭔지 모를 정도로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위정자들이 국민에게 희망을 주어야 하는데, 그 뻔히 보이는 수에 또 속자니 이젠 자존심이 상합니다.
이런 현실에서 우리 각자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펭귄과 같은 지혜가 필요합니다. 특히 우리 유통업은 시류 적응업이라 할 만큼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됩니다. 불안정한 요소가 많을수록 소비 또한 침체될 수밖에 없을 텐데, 아빠 펭귄이 척박한 환경에서 새끼를 키우듯 우리 점포를 키워나갔으면 합니다. ‘피할 수 없으면 받아들여라’는 말처럼 우리에게 늘 좋은 환경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지금의 유통산업을 여기까지 발전시켜왔듯이 앞으로도 발전은 계속되리라 믿습니다. 리테일매거진도 조금이나마 그 밑거름이 되고자 노력하겠습니다. 영원히 망하지 않는다는 업태 슈퍼마켓의 ‘역습’을 이번 달 커버로 소개하는 것도 이런 연유입니다. 지역 소상권에 최적화된 포맷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다가가는 슈퍼마켓의 강점이야말로 이 시대 환경에 잘 들어맞지 않나 생각합니다.
이 외에도 경쟁에서 승리한 작은 가...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