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작고, 더 싸게… 고객 변화에 민감한 일본 SM


도심 한 가운데를 파고든 미니 슈퍼마켓이 가격 할인 경쟁까지 벌이고 있다. 소비자들은 싸고 좋은 상품을 가까이에서 구매할 수 있어 신이 났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직접 고객을 찾아가 주문을 받아오는 슈퍼마켓까지 생겨나고 있다.

부자 나라로 꼽히는 일본의 빈곤층이 사상 최대 규모로 늘었다. 지난 2011년 7월 기준 생활보호 대상자가 205만 명에 달해 갈수록 중산층 붕괴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 지난해 초 발생한 대지진, 전세계적인 경기 하강 등의 영향이 컸다.
중산층 붕괴는 시민들의 삶도 바꿔 놓고 있다. 여유있게 소비를 즐기던 것에서 초저가 제품 찾기에 바쁘고, 외식을 줄이고 집에서 요리를 해먹기 시작했다.

싸거나 비싸거나, 양극화 경향 뚜렷
많은 일본 유통 전문가들은 향후 중간 소득층의 몰락이 더욱 가속화되면서 소비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심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일본 슈퍼마켓 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업태가 바로 디스카운트스토어다. 일본 최대 유통업체인 이온의 오카다 모토야 사장은 “전국 각지에서 최근 침체된 소비 심리를 반영한 매력 있는 유통업체들이 생겨나고 있다.”며 “트라이얼, 바로 등이 대표적 업체”라고 말했다. 이들 기업은 모두 로코스트 오퍼레이션(low cost operation)을 철저히 추구하고 있는 EDLP(Everyday Low Price) 기업으로 유명하다.


이 같은 새로운 세력을 견제하기 위한 대응책으로 이온 역시 기존 슈퍼마켓 업태인 ‘맥스밸류’를 디스카운트스토어로 전환하는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더빅’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온의 디스카운트스토어의 특징은 기존 가공식품 중심의 디스카운트스토어 업계와 달리, 신선식품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온은 1월 기준 97개인 ‘더빅’ 점포 수를 향후 2년간 2배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디스카운트스토어의 신규 출점을 일시 중단했던 이토요카도도 최근 소비 이극화 현상을 반영, 출점 재개에 나서고 있다. 이토요카도 관계자는 “종업원 한 명이 매장과 계산대 업무를 겸하는 등의 매장운영 효율화 작업을 실험한 결과, 채산성이 호전됐다.”며 “올 여름부터 출점을 재개, 향후 3년간 현재의 2배로 점포 수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저렴한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의 수요는 사업자용 슈퍼마켓(일본에서는 ‘업무 슈퍼’라고 한다)의 인기로 이어지고 있다. 사업자용 슈퍼란 원래 식당 점주 등의 전문 수요를 타깃으로 대량 포장된 식재를 저렴하게 판매하는 곳이지만, 최근 들어 저가격을 앞세워 일반 소비자들로부터도 인기를 얻고 있다.
사업자용 슈퍼마켓 시장 규모는 3,600억 엔 정도로, 일반 식품 슈퍼마켓(약 16조 엔)과 비교하면 아직 그 규모는 미미하다. 그러나 시장 확대 추이가 가파르면서 사업자용 슈퍼마켓 시장에 뛰어드는 업체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카탈로그 통신 판매 업체로 유명한 베르나가 도쿄 세다가야에 사...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