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개야 산다” 시장 세분화 나선 유통업계

최근 등장하고 있는 신 포맷 점포들은 시장 세분화 전략의 일종이다. 시장 세분화 전략을 수립할 때에는 소비 트렌드 변화뿐 아니라 법률이나 부동산 환경 변화까지 다양한 외부 요인들을 고려해야 한다.

최근 신규 포맷, 뉴 콘셉트 점포 론칭이 경쟁적으로 늘고 있다. 대형마트 업체들은 콤팩트형 하이퍼마켓(6,600㎡) 출점을 늘리고 있고, 슈퍼마켓 업체들은 ‘소형+편의성’에 초점 맞춘 점포 개발에 주목하고 있다. 백화점 업체들은 복합 쇼핑몰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고, 편의점 업계는 하이브리드형 점포로 재미를 보고 있다.
이 같은 신규 포맷 론칭 바람은 국내 유통업계 이야기만은 아니다. 미국 월마트(Wal-Mart)는 몸집을 줄인 슈퍼센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월그린(Walgreen)과 라이트에이드(Rite Aid) 같은 드럭스토어 업체들은 식품을 결합한 드럭스토어 모델 개발에 착수했다.
일본 편의점 업체들 사이에서는 드럭스토어와의 제휴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가운데 GMS(종합슈퍼) 업체들은 도심을 파고들 수 있는 소형점 출점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들 점포의 공통점은 과거에 없던 혁신적 점포라기보다 기존 포맷을 약간 다듬어 새롭게 태어난 점포라는 것이다. 최근 들어 이처럼 기존 틀을 유지하되 몸집이나 구색에 변화를 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점포들이 늘고 있다.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변화가 업태 분화 가져와
유통시장이 개화하는 시기에는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혁신적 업태가 혜성 같이 등장, 시장 전체를 뒤흔드는 파급력을 발휘한다. 국내시장에 대형마트가 등장하면서 백화점, 슈퍼마켓을 밀어냈던 것이 그 예다.
그러나 성숙기에는 비약적 혁신보다 기존 시장을 보다 세분화해 틈새를 개척하는 모습이 강하게 나타난다. 시장 성숙기에 접어 든 국내외 유통업체들 사이에서 새로운 콘셉트로 무장한 점포 론칭이 경쟁적으로 늘고 있는 이유가 그것이다.
시장 세분화 전략은 고객의 필요나 욕구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고객 지향적 전략이다. 가치관의 다양화, 소비의 다양화라는 관점에서 수요의 이질성을 존중하고 소비자의 필요와 욕구를 정확하게 충족시킴으로써 경쟁 우위를 획득하려는 전략이다. 최근 등장하고 있는 신 포맷 점포들 역시 시장 세분화 전략의 일종이다.
시장을 쪼개는 과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대전제는 바로 소비 트렌드 변화에 대응하는 것이다. 국내 소비시장은 최근 들어 세대 수 감소 및 급속한 고령화로 큰 폭의 변화를 겪고 있다. 최근 새롭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점포들 중 상당수는 이 같은 트렌드를 반영한 것들이다. 실제로 최근 시간의 가치를 중시하는 맞벌이 가정이 증가하고, 가까운 거리를 선호하는 고령 인구가 늘면서 접근성이 용이한 점포들, 그리고 소용량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점포들이 뜨고 있다.
이 같은 트렌드에 혼자 사는 싱글족들도 동참하는 분위기다. 우리나라 경우, 지난해 1인 가구 수가 400만 가구를 돌파하며 4가구 가운데 1가구 가량이 1인 가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