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게 닫힌 철문, 애꿎은 소비자만 헛걸음



“큰일 났네., 자기야, 이마트 문 닫았어.” “홈플러스는 문 열었을까?” 지난 22일 일요일 오전 10시30분경 서울 강서구 이마트 가양점을 찾은 한 주부 소비자가 차 안에서 남편과 통화하는 내용이다. 이날 아침부터 비가 부슬부슬 내렸지만 이마트 가영점은 계속 자가용 승용차들이 주차장 입구로 몰려들었다. 점장을 비롯 직원, 보안요원 5명이 입구에서 “오늘은 정부 시책에 따라 휴점합니다. 인근 목동점을 이용해주세요.”라고 안내는 했지만, 창문을 내리고 어디로 가야 할지 안절부절 못하는 소비자들과 불만을 토로하는 소비자들로 주를 이뤘다. 대부분 소비자들은 오늘이 휴점일인지 몰랐다고 했다. 일부 소비자들은 언론을 통해 들어는 보았지만 오늘인지 몰랐다고 했다.
김포에서 왔다는 30대 후반의 남성 소비자는 “왜, 하필 서민들이 많이 사는 강서구냐”며 씁쓸해 했다.
아침시간이지만 기자가 지켜본 약 30분 동안 돌아가는 차량은 50여대에 달했다.
이마트 가양점 박수동 점장은 돌아가는 차량을 보니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도대체 누굴 위한 강제 휴점인지 안타깝다고 했다.
여의도에서 왔다는 40대 후반의 주부에게 다른 쇼핑장소를 이용할 것이냐고 물어봤다. 그녀는 “이 점포에만 있는 물건이 있습니다. 그 물건은 다른 시장 같은 데는 없습니다. 그리고 왜 내가 시장가야 합니까. 너무 소비자를 무시하는 것 아닙니까.”라고 울분을 토했다. 그녀는 쇼핑요일도 바꿀 수 없다고 했다. 발길을 돌리는 소비자 가운데는 외국인도 있었다. 늘 일요일마다 찾던 곳인데 오늘 왜 문을 닫았다는 모르겠다며 연신 머리를 갸우뚱 거리며 발길을 돌렸다.
강서구의 홈플러스 강서점도 마찬가지였다. 이곳은 차량 이용객보다 도보 소비자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인근 약국이 문을 닫아 왔다는 고3 학생, 동물병원을 찾아왔다는 주부, 서점에 참고서를 사기 위해 왔다는 초등학생 등 이제 어디로 쇼핑을 가야 할지 몰라 한 숨만 내쉬었다.
홈플러스 가양점에서는 노란 우의를 입고 4살짜리 여아가 엄마 손을 잡고 굳게 닫힌 철문을 바라보고 있었다. 인근 가양동에서 왔다는 그 소비자는 아이 놀 곳이 마땅치 않아 주말이면 이곳을 자주 찾는다고 했다.
이날 문을 닫은 대형마트는 전국적으로 114개 점포로 이마트 41개 점포, 홈플러스 43개 점포, 롯데마트 30개 점포가 포함되었다. 서울 지역은 이마트가 가양점을 비롯 5개점, 홈플러스는 강서점을 비롯 5개점, 롯데마트는 잠실점을 비롯 2개점이 문을 닫았다.
이들 해당 점포는 매장과 주차장 입구에 ‘휴점 안내’는 물론 홈페이지 등을 통해서도 휴점 안내 및 인근 영업점포를 알렸지만 많은 소비자들이 헛걸음하는 불편을 겪었다.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