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염식, 저칼로리식... 건강식으로 승부

생활비 부담이 큰 유럽에서는 외식 대신 슈퍼마켓에서 간편식을 구입해 다양한 국가의 요리를 즐기는 문화가 보편화돼 있다. 최근에는 저염식, 저칼로리식, 채식 메뉴 등 건강까지 챙기는 HMR 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영국 – HMR도 풀코스로 즐긴다
글_ 이지숙 영국 통신원
영국은 ‘살인물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물가가 비싼 곳이다. 외식비 역시 매우 비싸서 영국인들의 외식 횟수는 한국인에 비해 매우 낮은 편이다. 이 때문에 가정에서 요리하지 않는 경우에는 대부분 슈퍼마켓에서 HMR 상품들을 구입해 먹는다.
영국에서 HMR 시장이 발달한 배경에는 바쁜 생활로 간편식을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더불어 이처럼 비싼 외식비도 한몫하고 있다.
영국에서 HMR시장은 미국 월마트가 운영하는 슈퍼마켓 ‘아스다(ASDA)’가 1996년에 ‘푸드 익스프레스(FOOD EXPRESS)’라는 HMR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돼 비교적 짧은 역사를 갖고 있다.
2010년 말 기준 영국 HMR 시장규모는 약 8천억 파운드로, 2000년대 초와 비교해 약 2.5배 정도 성장했으며, 2011년에도 전년대비 9%의 성장률을 보였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이어지고 있는 장기침체로 영국의 경제 성장률이 제로에 가까운 상황에서도 HMR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세트상품 ‘밀딜’ 인기
영국 HMR 시장의 최근 트렌드를 살펴보면 우선 프리미엄 라인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편의성에 승부를 걸던 영국 유통업계는 막스앤스펜서(Marks&Spencer)가 프리미엄 HMR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하자 앞다퉈 고급 라인을 론칭하기 시작했다.
막스앤스펜서는 영국 유통시장의 7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테스코(Tesco), 세인즈베리(Sainsbury), 아스다(ASDA) 등 빅3와 차별화하기 위해 고급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전략에 걸맞은 HMR을 선보이면서 소비자들에게 ‘주말 외식을 대신할 수 있는 수준 높은 요리를 제공하는 매장’이라는 인식을 심어줬다.
세인즈베리가 최근 론칭한 스크래치(Scratch) 라인도 미셀 루(Michel Roux)라는 유명 세프를 이용해 고급 이미지를 구축했고, 저가 전략으로 승부하는 슈퍼마켓 아이슬랜드(Iceland)까지 프리미엄 라인 ‘텐더쿡미트(Tendercooked Meat)’를 선보이며 프리미엄 HMR에 대한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두 번째는 HMR의 세트 상품화다. 세트상품은 주로 ‘밀딜(Meal Deal)’이나 ‘밀백(Meal Bag)’이라는 이름으로 패키지화해 판매된다. 특히 저녁용 밀딜은 막스앤스펜서에서 시작된 후 현재 대부분 슈퍼마켓에서 도입하고 있는 성공적인 판매방식이다.
저녁용 밀딜은 애피타이저, 메인 요리, 디저트까지 코스별로 다양한 상품들을 구비해 놓고, 고객들이 마음에 드는 메뉴들을 선택해 풀코스를 구성하는 식이다. 가격은 약 6파운드(한화 약 1만 1...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