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간 고객 관찰하니 ‘답’ 나왔다”

목감슈퍼마켓은 ‘강소 슈퍼’다. 200㎡ 매장에서 벌어들이는 하루 매출만 1천 만 원에 달한다. 목감슈퍼마켓의 성공에서 진정한 지역 밀착 전략이란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

200㎡ 매장에서 평균 일매출 1천 만 원. 50m 지척에 기업형 슈퍼마켓이 있지만 이 점포의 매출은 변함이 없다. 인근에 1,300㎡ 규모의 대형 슈퍼마켓이 문을 열었으나 얼마 못가 두 손 들게 한 ‘다윗’ 점포이기도 하다.
이 점포의 인기 비결을 찾는 데에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매장을 찾은 고객들의 장바구니를 보니 답이 나왔다. 마침 기자가 찾아간 날은 닭볶음용 닭을 할인가로 제공하고 있었다. 그런데 고객들은 닭만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같이 감자까지 장바구니에 담았다. 닭볶음용에 들어가는 부재료인 감자 같은 연관상품까지 일괄 파격가로 제공했기 때문이다.
닭과 감자를 구입한 60대 주부가 배달을 요청했다. 은행에 볼 일이 있으니 오후 5시에 집으로 가져다 달라며 시간까지 지정했다. 이 매장은 구매금액에 상관없이, 거기다 시간 지정 배달까지 된다. 목감슈퍼마켓 양웅철 사장은 “배달이라고 해봤자 5분이면 모두 도착하는 거리이기 때문에 큰 부담이 없다.”며 “이게 동네 슈퍼의 정이 아니겠냐.”고 말한다.
조금 시간이 지나자 고객들이 몰려들었다. 그 이유를 양 사장에게 물어보자 1시간 전에 행사 안내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그런데 여기에도 전략이 숨어 있었다. 저녁 찬거리 고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오후 4~5시가 되기 1시간 전에 메시지를 보내야만 효과적이라는 것. 오전 시간대에 발송하면 잊어버리는 고객이 많아 효과가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장사의 정답 ‘고객’에게서 찾아
1995년에 목감슈퍼마켓을 오픈한 양웅철 사장은 “고객 눈높이를 맞추기까지 꼬박 10년이 걸렸다.”는 말로 말문을 열었다. 설 대목을 앞두고 수십 상자의 배를 점포 밖에 쌓아뒀다가 엄동설한 추위에 모두 꽁꽁 얼어 폐기한 경험이 있을 정도로 처음부터 장사에 능통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 동안 우여곡절도 많았다. 지난 1990년대 말에 인근에 1,300㎡ 규모의 대형 슈퍼마켓이 문을 열었다. 일매출이 단번에 250만 원까지 떨어졌다. “보통 낮 12시까지 장사하면 250만 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는데 하루 종일 영업해도 250만 원밖에 못 팔았다고 생각해 보세요. 얼마나 기가 막혔겠어요.”
답이 보이지 않았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들어가라고 했다고, 일단 경쟁 슈퍼마켓을 찾았다. 매일 같이 드나들며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매장에 진열된 상품들을 머릿속에 저장했다. 그리고 전략을 세웠다. 1차 식품 구색이 상대적으로 풍부한 경쟁점 전략을 역이용하기로 결정하고, 고객들이 많이 찾는 매출 상위 20% 품목으로만 철저하게 압축하기 시작했다. 오이 하나, 호박 하나씩을 패킹, 소량 판매를 통해 로스도 줄였다. 결국, 몸집을 앞세운 슈퍼마켓은 재고와 로스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그 후 얼마 안 있어 50m 지척에 대기업이 운...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