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규제 여파로 성장률 ‘역대 최저’

지난해 대형마트 전체 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1.6% 정도 성장한 37조 4천억 원으로 추정된다. 소비침체와 강제 영업규제라는 이중고 속에 물가상승률보다 낮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다. 업체들은 온라인 채널 강화, 이업태 진출, 해외사업 확장 등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2012년은 태동 이래 대형마트가 보낸 최악의 해였다. 연초부터 소비심리를 옥죈 극심한 경기침체에 더해 6월 이후 본격화된 ‘강제 영업규제’의 철창에 갇혀 숨도 쉬기 힘든 시기를 보냈다.
그 결과 대형마트 시장은 전년대비 1.6% 성장이라는 저조한 수치를 기록하며 한 해를 마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은 2009년 성장률인 3.6%와 비교해도 터무니없이 초라한 실적이다.
빅3를 중심으로 28개 신규점이 추가된 것을 고려할 때 기존점들은 무더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며, 지난해 평균 물가상승률이 2%대인 것을 감안하면, 전체 시장 규모 역시 역신장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대형마트, 성장은 끝났나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지난해 월별 유통업체 매출 동향을 살펴보면, 대형마트 기존점들은 전년도보다 한달 앞당겨진 설 효과 덕을 본 1월, 그리고 3월과 9월을 제외하면 모든 달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강제 영업규제가 가장 많은 점포에 적용됐던 6월과 7월의 기존점 매출은 각각 7.2%, 8.2% 역신장했다.
대형마트 위기감이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경기침체와 규제라는 경제, 사회적 요소 외에도 최근 소비 환경을 둘러싼 변화들이 대형마트에 불리하게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과 모바일 채널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은 이제 신선식품까지 온라인쇼핑몰을 믿고 이용하기 시작했고, 고령화와 1~2인 가구 증가에 따라 대량 구매를 전제로 한 대형마트 선호도는 점점 낮아지고 있다. 기존 대형마트 업체들이 최근 몇 년 전부터 슈퍼마켓 사업을 공격적으로 전개한 배경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동안 1세대부터 4세대까지 매장 콘셉트를 업그레이드하며, 변화하는 소비환경과 고객니즈에 대응해 온 대형마트 업계는 이제 창고형 할인점이나 카테고리킬러와 같은 이업태로 사업을 확장하며, 차세대 성장동력의 기반을 다지기 시작했다.
이마트가 2010년 11월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1호점을 선보인 이후 지난해 말까지 7개점을 구축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롯데마트가 ‘빅마켓’을 론칭하며 창고형 할인점 시장에 가세했다.
지난해 7월부터 뉴코아아울렛 인천점에서 창고형 할인점 콘셉트를 시범 운영하고 있는 이랜드리테일도 올해 안에 신규로 1호점을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매장 명칭을 ‘홀렛’으로 정하고, 상품구성 및 집기를 창고형 할인점 콘셉트로 운영하고 있으나 아직 수익성 면에서 검증이 끝나지 않아 신규 출점이 예정보다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업체들은 드럭스토어·가전 전문점·완구 전문점·의류매장 등의 사업을 확대하며, 성숙기로 접어든 대형마트 사업을 보완해 줄 돌파구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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