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타임’으로 낚아라


‘시간은 돈’이라는 말이 있다. 어떤 시간대에 쇼핑하느냐에 따라 판매가가 달라진다면 말 그대로 시간대에 따라 돈을 버는 격이 된다. 최근에는 치솟는 물가에 타임세일을 노리는 고객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주부 김모 씨는 오전 10시 59분부터 컴퓨터 모니터와 시계를 번갈아 바라보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한 손은 마우스 위에서 만반의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 시계가 오전 11시를 알리는 순간, 한 치의 실수도 없이 마우스의 오른쪽 버튼을 클릭. 오늘은 운 좋게 10% 쿠폰을 확보했다. 초침은 30초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모니터에는 준비된 쿠폰 수량이 모두 마감됐음을 알리는 안내문이 떴다.
슈퍼마켓이나 대형마트, 백화점 식품관 등에서 저녁시간대에 할인 스티커가 부착된 상품만 골라잡는 고객들이 있듯이, 인터넷쇼핑몰의 헤비유저들은 단골 쇼핑몰의 쿠폰 발행 시간과 타임 세일 시간을 줄줄이 꿰고 있다. 경기 불황 탓에 조금이라도 싼 가격에 상품을 구입하려는 고객들이 이처럼 쇼핑의 타이밍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유통업체들도 집객을 유도하기 위해 타임 마케팅을 활발히 시행하고 있다. 11번가 관계자는 “타임 세일이 오픈되는 동시에 상품이 품절될 정도로 고객 반응이 뜨겁다.”며 “타임 마케팅을 실시하면 평소보다 고객 유입 수가 2~3배 증가한다.”고 말했다.


타임 세일을 기다리는 고객들
이마트는 지난해 고객 방문 시간대를 분석한 결과, 2011년과 비교해 오후 2~4시와 오후 8~10시대 고객들이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후 8~10시의 경우 3.7%P로 가장 많은 고객이 증가했고, 다음으로 오후 2~4시는 전년과 비교해 2.4%P 증가했다. 이마트 측은 4시부터 실시하는 타임 세일과 폐점 떨이판매를 앞당겨 실시하는 점포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이마트는 점포에 따라 오후 10시에 실시하던 폐점 떨이판매를 8시로 앞당겨 시행하고 있는데, 할인 시간을 앞당기자 오후 8~10시대 쇼핑 고객이 크게 증가했다. 이마트는 이 시간대에 당일 재고 물량에 따라 20%에서 최대 50%까지 할인 스티커를 부착해 판매하고 있다.



GS수퍼마켓 토월점도 지난해 11월 한 달간 시범적으로 폐점 떨이판매를 오후 8시로 앞당겨 실시했다. 오후 8시는 7시까지 정점에 달했던 매출이 꺾이면서 서서히 떨어지기 시작하는 시점이다. 하지만 폐점 시간까지 퇴근길 고객들이 꾸준히 내점하므로 이들을 잡기 위한 점포 간 경쟁이 치열하다. GS리테일 마케팅팀 박태준 과장은 “저녁 폐점세일을 앞당기면 오후 8시 이후 시간대의 고객을 선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타임 마케팅은 특정 시간대의 집객을 높이고자 진행되는 프로모션을 말하는데, 폐점 떨이판매 경우는 당일 완판을 원칙으로 하는 채소나 과일, 수산, 반찬, 즉석조리식품의 재고 소진을 위해 부문 담당자가 재고 현황을 살피며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고객들의 소비패턴이 생계형 소비로 전환되면서 기본 식자재라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하려는...기사전문보기